몸이 멈춘 날

몸이 멈추고서야 마음이 들린다.

by 서온


몸이 멈춘 날
- 몸이 멈추고서야 마음이 들린다. -

작년 이맘때쯤 이 일은 일어났다.
아침에 자연스럽게 눈이 떠진 가벼운 나의 몸, 그리고 햇살이 산뜻하게 내리쬐던 어느 날 아침,
항상 아침마다 경쾌하게 울리던 나의 알람이 오늘은 울리지 않았다. 시간을 보니 9시!

1시간이 늦었다.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하며

나는 급하게 옷을 입고 올라오지 않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새 없이 계단으로 빠르게 내려간다. 하필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건물 외, 내부 청소날이다.

마지막 계단을 남겨두고 미끄러운 계단에 결국 넘어졌다. 평소 넘어져도 잘 일어나던 나인데 힘을 줘도 몸이 일어날 수가 없다.

다리가 들리지가 않는다.
난 너무 놀래 아픔조차 잊었지만 조금씩 현실로 돌아오는 내 영혼, 그로 인해 통증이 물밀듯 갑자기 밀려온다. 나 혼자 갈 수가 없어 결국 엄마에게 전화를 했고, 32년 인생을 살며 한 번도 타본 적 없는 응급차를 탔다.

이때 나는 창피한 이야기지만 급하게 나오느라 양치질도 못했다. 응급차에 누워있지만, 내 머릿속은 온통 '입냄새'걱정뿐이었다. 의료대란으로 한창 병원 찾기 힘들 때 그나마 갈 수 있는 병원 중 큰 병원의 응급실로 향했다. 응급실에 도착하니 나보다 위급환자는 엄청 많았다. 심정지환자도 있어 분주한 병원의 기운이 그대로 나에게 전해졌고, 그로 인하여 거의 1시간 응급차에서 대기하며 기다렸고, 겨우 응급실로 들어왔다.

내 옆에 있던 엄마의 얼굴엔 화가 났지만 참는 상태의 모습이 보여, 나는 자연스럽게 힐끔거리며 눈치보기 바빴다. 그러다 간호사분이 환자복을 가져다주셔서 움직이지 않는 다리를 움직이며 겨우 옷을 갈아입었다.

난 몰랐다. 이게 시작이었다는 것을...

응급차를 타본 적도 입원했던 경험도 없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게 되는지 몰랐다. 응급실 선생님이 오시고 내 발을 몇 번 만져보고서는 "검사를 받아봐야 정확하겠지만, 골절되었네요"라고 말해주셨다.
그걸 듣고 충격받은 엄마와 나, 그리고 선생님은 검사를 받아보라고 하시고 가신다. 나는 몇 번을 검사한단 이유로 침대를 이동시켜 왔다 갔다 해 보았다. 누워있던 내 시선에서 지나가는 나를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너무 잘 느껴졌다. 눈을 감고 얼굴을 가리며 CT, MRI, X-Ray 등 많은 검사를 받았다.

아침에 응급실 가서 저녁이 다되어가는 오후가 되어서야 병실에 들어갈 수 있었다. 병실이 없어 5인실에 갔다. 그중 더위를 엄청 타는 나의 자리는 가운데자리에 창문도 열 수 없는 자리이다.
복도로 혼자 나갈 수 없어
이마엔 땀이 송골송골 맺혀도 나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화장실이 가고 싶어도 혼자 움직이지 못해 꾹 참았고, 물도 최소한 마셨다. 그럼에도 가야 하는 화장실.. 그리고 딱딱한 병실침대, 시간관계없이 병실을 들락거리는 열심히 일하시는 간호사 선생님들, 처음엔 나에게 너무나 낯선 하루들이었다.

그래도 항상 마음 한 구석에서는 쉬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 마음은 괜히 편안한 나의 철없는 마음이 나의 양심을 콕콕 찌르며 이날의 힘들었던 하루가 져물어간다.
이날의 하루는 나에겐 그냥 입원의 기억이 아니라 나에게 건강 챙기라고 말하는 몸의 신호가 아니었을까? 란 생각을 했다.

첫날부터 힘들었던 하루로 이때부터 나는 주변사람들에게 말한다. 아프지 말고 병원에 입원하지 말라고.
건강이 최고다.


이 글을 읽는 모두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지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