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 가시는 님, 영혼

오늘도 내일도 손꼽아 기다리고 또 기다리겠소

by 장희명

밤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는 이때에 내 목숨 대신 당신이 간단 말이오.

할 일이 무궁무진한데 모든 일 뒤로 미루어 놓고 그렇게 간단 말이오.

한송이 백합화에 인생길을 멈추고 하늘나라 그리워서 그렇게 가신단 말이오.

아이들이 흐느껴 우는 울음도 마다 하고 가벼운 옷 한 벌 벗어 놓고,

삼베옷이 그리워서 그렇게 그렇게 잠이 든단 말이오.

그리운 그 이를 접어두고 고운 얼굴 눈밑에는 눈물 한 방울 이슬로 맺혀 머나먼 그 길을 가셨나요.

가을바람 소슬하게 불어오고 귀뚜라미 적막을 깨우는 밤에 오색 무지개 타고 그렇게 그렇게 가셨나요.

애타게 부르며 오열하는 내 심정을 무정하게 떨쳐버리고 매몰차게 눈을 감은 님이여

나는 아이들과 어떻게 산단 말이요.

혼자서만 가다니요.

아니 되오. 무정한 님아, 말 좀 해보시구려.

나를 용서하시구려.

내 대신 당신이 말이 안 돼요. 안 돼.

아, 인생사가 허무하구나!

나의 목 매인 한숨을 듣는다면

가는 길을 멈추고 돌아와요.

오늘도 내일도 손꼽아 기다리고 또 기다리겠소.

영원히 영원히

1934년생 최정순 육필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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