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에서의 매출이란? MRR, Net MRR Movement, ARPPU
본 시리즈는 DAU 200만 알라미 서비스의 실제 구독 수익화 사례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앱 광고 수익화에 익숙한 사람들은 CPM, Fill rate, ARPU 등의 지표에 익숙할 것이다. 우리 앱의 광고 매출을 극대화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광고들이 비지 않고 잘 채워지는지 챙겨야 하며 각 광고들의 노출당 객단가도 챙겨야 한다. 또한 매출 총액을 살피는 것이 아니라 활성화 유저수 당 매출액 (Average Revenue Per User)을 살피는 것이 현재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에 중요하다. 이것이 광고 수익화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핵심 지표이고, 이것들과 강한 상관관계가 있는 부수적인 지표들을 더불어 살피며 주요 변수들에 대한 최적화를 진행한다.
그렇다면 앱 구독 수익화는 어떨까.
지난 글 '일상 속 앱 서비스로 돈 버는 삶 - 광고 수익화 그리고 구독 수익화' 에서 다뤘듯, 구독 수익화는 광고 수익화와 매우 다르다. 범람하는 정보 속에서 최적의 것을 취하고, 지속적인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 및 대응해야 하던 광고 수익화와 달리, 구독 수익화는 오히려 우리 제품 내부에 집중해야 하는 수익화 방식이다. 또한 앱 수익화 방법으로서 아직 많은 앱 서비스들에 도입되지 않아 시장 내 정보값이 광고 수익화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부족하며, 유저들에게 다가가기에도 아직은 어색할 수 있는 수익화 방식이다. 조심스럽게, 동시에 빠르게 자체적인 제품 내 실험을 통해 내부 변수들을 최적화하며 주요 지표들을 관리하여 매출을 늘려가야 한다. 여기서의 주요 지표들과, 내부 변수들을 본 글을 포함한 총 네 편에 걸쳐 찬찬히 살펴보려 한다.
총 네 편에 걸쳐 연재될 '구독 기본 지표'는 아래와 같이 구성된다.
1) 앱 구독 수익화의 핵심 지표인 MRR, Net MRR Movement, ARPPU 에 대해 설명한다. (본 글)
2) 위 핵심 지표에 영향을 끼치는 지표로서 Free Trial 에 대해 설명한다.
3) 위 핵심 지표에 영향을 끼치는 지표로서 Trial to Paid 에 대해 설명한다.
3) 위 핵심 지표에 영향을 끼치는 지표로서 Churn 에 대해 설명한다.
구독으로 인해 발생하는 매출액을 의미한다. 수익화의 목적은 돈을 버는 것이니, MRR 이 곧 최종적으로 관리되어야할 지표인 셈이다. 이 때 이를 굳이 Revenue 라 하지 않고, MRR 이라 하는 이유는 구독 상품 특성 때문이다. 구독 상품마다 구독의 '기간'이 제각각일 수 있으니 이를 "Monthly"로 환산하여 살피는 것이다. 가령 연간 구독으로 36 USD 매출이 발생하면 실제로 당월에 입금되는 금액은 (스토어 수수료를 제한) 연간 구독 가격분이다. 하지만 이는 12개월치에 대한 매출액이기 때문에 이를 고스란히 월 매출로 인식하지 않고 12 로 나누어 3 USD 만 매출로서 관리되어야 올바른 매출 관리가 될 수 있다. 이처럼 모든 구독 상품의 발생 매출을 월 단위로 환산한 개념이 MRR 이라 하고, 반드시 관리되어야 할 지표이다.
구독 상품은 마치 헬스장처럼 한 번 결제하면 해당 기간 동안의 매출액이 보장되는 상품이니, 자칫 '매출은 한달에 한번씩만 관리하면 되는 것'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신규 유저들이 새로 구독을 시작하는 행위나, 기존 구독 유저들이 환불을 요청하는 행위는 한달에 한번씩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다. 매일 지금 이 순간에도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고, 그렇기 때문에 MRR 도 다른 지표들과 마찬가지로 매일 모니터링 해야 하는 지표이다. 다만 동시에 구독 상품은 일정 기간동안의 매출액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구독 유저들의 변동 등락의 폭이 작은 편이다. 즉, MRR 의 변화분 (신규 구독 유저의 발생, 기존 구독 유저의 이탈) 은 전체 구독 매출액 대비 굉장히 미미하다. 따라서 MRR 총액에 대한 관리 보다는 MRR 변화분만 별도로 관리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를 Net MRR Movement (순 MRR 변동분) 이라 칭한다.
어느 앱 서비스가 10만명의 월 구독자로 월 구독 2,000원씩, 총 MRR 2억원을 내고 있다고 해보자. 이번 주에 새로 구독을 시작한 유저가 3,000 명이고, 구독을 취소한 유저가 1,000 명으로 MRR 이 2억 400만원이 되었다. 비슷한 방식으로 다음 주에는 2억 300만원이 되었다가, 그 다음 주에는 2억 600만원이 되었다. 이 때의 MRR 을 MRR 그대로 모니터링한다면, 0.05% 의 등락 폭 정도의 소소한 fluctuation 으로 치부되기 쉽다.
Net MRR Movement 로 보면 시각이 달라진다. + 400만원, - 100만원, + 300만원 ... 등락의 폭이 큼직하게 잘 보이고, 그 원인에 대한 딥다이브도 훨씬 쉬워진다. 이러한 Net MRR Movement 에 영향을 끼치는 주요 이벤트 변수들은 아래와 같다.
1) [+] 신규 구독 유저 발생
2) [+] 과거에 구독을 취소했던 유저가 재구독
3) [+] 기존 구독 상품에서 더 비싼 구독 상품으로 변경
4) [+] 기존 구독 상품에 다른 구독 상품 추가
5) [-] 기존 구독 유저 이탈
6) [-] 기존 구독 상품에서 더 싼 구독 상품으로 변경
7) [-] 기존 구독 상품 여러개 중 일부 취소 등
...
위와 같은 매출 지표는 당연하게도 OS 별로 나누어 살펴보고, 국가별로도 나누어 살펴보며, 구독 상품별로도 나누어 살펴본다. 각 스토어 (플레이스토어, 앱스토어)에서 결제 모듈과 구독 상품 관리 시스템을 제공하기 때문에 그곳에서 여러 지표들을 살필 수 있다. 하지만 보다 앞단 퍼널의 이벤트들은 (가령 "구매 화면 방문 비율" 등) 스토어에서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스토어내 데이터만으로는 구독 매출 개선에 대한 명확하고 뾰족한 시드를 찾기가 어렵다. 하여 별도의 애널리틱스 솔루션을 활용하여 '매출 데이터'와 '인앱 각종 이벤트 데이터'를 복합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다음 글에서 세부 지표에 대해 이야기할 때에 더 상세히 다뤄보겠다.
일반 DAU (Daily Active User) 가 아니라 Paid User(결제 유저) 당 평균 매출액을 의미하는 ARPPU는 광고 수익화에서의 ARPU 와 비슷한 개념이지만 모니터링 지표로서의 중요도는 ARPU 보다 덜하다. 광고 매출은 광고 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여러 변수로 인한 ARPU Fluctuation 의 폭과 빈도가 제법 큰 편이다. 반면 구독 매출은 ARPPU에 있어 '구독 상품별 가격'이 곧 ARPPU 이고, 그 가격은 자주 변경하지도 않거니와 변경하는 주체도 앱 서비스 공급자이다보니 지극히 안정적인 지표에 속한다. 따라서 매일 모니터링할 지표라 하기는 어렵고, 이따금씩 이슈가 없는지 정도 확인하는 것이 좋다.
ARPPU 는 그럼에도, 우리 구독 상품의 단위 생산성을 의미하기 때문에 더 높은 ARPPU 를 발생시킬 수 있는 구독 상품의 속성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 우리 서비스는 연간/월간 구독 상품 중에 무엇이 더 높은 ARPPU 를 내는지, 각각의 가격을 올렸을 때 결과적으로 MRR 이 오르는지 떨어지는지 등 여러 실험을 통해 알맞는 속성 값을 찾아간다. 이러한 '가격 테스트', '연/월 테스트' 등 은 많은 구독 서비스들이 주기적으로 진행하는 실험이다. 알라미에서 진행했던 가격 테스트와 연/월 테스트 또한 그 내용이 제법 흥미로운데, 다음 번에 별도의 주제로 다뤄보겠다.
지금까지 설명한 MRR, Net MRR Movement, ARPPU 는 구독 수익화의 전체 퍼널에서 가장 끝단의 지표들이다. 가장 기초적인 지표로서, 현재 발생 중인 매출의 등락이 어떠한지, 그 단위 단가는 괜찮은 수준인지 현 상태를 이해하고 판단하는 데까지 필요한 정보를 습득한 셈이다. 이제 한 스텝 더 나아가서, 그러한 매출의 등락에 영향을 끼치는 바로 앞단의 이벤트들과, 그것들에 영향을 끼치는 변수들을 살펴볼 차례이다.
위의 Net MRR Movement 에서 살짝 언급하긴 했으나,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신규 구독 유저의 발생'과, '기존 구독 유저의 이탈'이고 이 2가지에 대해서만 제대로 이해하면 된다. 하나는 플러스(+)이고, 다른 하나는 마이너스(-)이니 더 특별히 이해할 것이 있을까 싶을 수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구독 1건을 발생시키기 위해서 알게 모르게 다양한 유저 온보딩과 넛지 메세지, 프로모션이 곳곳에서 진행된다. 앱을 첫 실행할 때의 메인 온보딩을 포함하여, 적재적소에 놓인 엔트리포인트 지점들, 매력적으로 꾸며진 구매 화면에 이르기까지, 각각이 주요한 퍼널로서 기능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무료 체험' 과 'n일 뒤 자동 결제'라는 전략(Tactic)는 이미 하나의 굵직한 퍼널로서 자리 잡고 있는데, Free Trial CVR (무료 체험 전환율), Trial to Paid CVR (구매 전환율)이 바로 그 퍼널들의 건강함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이들을 포함하여 여러 상세 내용들은 후속편 (2), (3)에서 더 자세히 다뤄보자.
이탈(Churn)도 마찬가지로 간단하지 않다. 먼저 구독의 이탈은 일반적인 재화의 이탈과 다르게 '환불'의 개념이 아니다. 굳이 풀어서 이야기 하자면, '지금까지의 결제는 어쩔 수 없고, 다음 회차 결제 때부터는 결제 안되게끔 해지할래'의 의미이다. 따라서 구독 기간이 얼마나 되느냐 (월간이냐 3개월이냐, 연간이냐 등)에 따라 이탈률 자체의 편차도 크지만, 그보다도 이탈률 자체의 매출 영향도가 달라진다. 가령 연간 상품은 중간에 이탈한다 하더라도 이미 1년치는 지불했기 때문에 월간 상품의 이탈보다는 전체 MRR에 큰 타격이 없다. (이는 마치 텅빈 헬스장이 망하지 않고 유지되는 비결이기도 하다.) 즉, 이탈은 구독 상품별로 나누어 살피지 않으면 무의미한 지표가 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또한 구독은 매출 관점에서 ‘유지 기간’ (구독 시작 이후 얼마나 오랜 기간 구독을 유지했는가)이 중요하다. 고로 이탈률 (Churn rate)을 관리할 때는 Cohorted 로 관리되어야 한다. 가령 월별로 유저 Cohort 를 묶어 평균 M3 이탈률 (= 구독 이후 세번째 달이 되었을 때의 이탈률), M6 이탈률(= 구독 이후 여섯번째 달이 되었을 때의 이탈률) 등으로 관리되는 것이다. 이 외에도 '이탈'과 별개로 '환불'에 대해서도 별도로 관리되어야 하는데.. 휴.. 복잡하다. 이처럼 단순한 마이너스(-) 행위로 쉽게 취급할 수 없는 '이탈'에 대해서는 보다 상세히 후속편 (4)에서 다뤄보자 !
총 네 편에 걸쳐 연재될 '구독 기본 지표'는 아래와 같이 구성된다.
1) 앱 구독 수익화의 핵심 지표인 MRR, Net MRR Movement, ARPPU 에 대해 설명한다. (본 글)
2) 위 핵심 지표에 영향을 끼치는 지표로서 Free Trial 에 대해 설명한다. (다음 글)
3) 위 핵심 지표에 영향을 끼치는 지표로서 Trial to Paid 에 대해 설명한다.
3) 위 핵심 지표에 영향을 끼치는 지표로서 Churn 에 대해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