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진료 철학

서울바른치과교정과치과의원을 개원할 즈음...


교정의사는, 좋은 눈과 좋은 손을 가져야 합니다.


치아 교정은 새로운 교합을 형성해 나가는 장기간의 치료 과정입니다. 대부분 2년에서 각각의 증례에 따라 더 장기간의 치료가 필요하며, 턱성장 조절이 필요한 경우에는 아이의 성장을 면밀히 관찰하여 필요한 시기에 적절한 치료가 들어가야 합니다.


풍부한 경험과 내공이 없이는 긴 시간의 변화를 통찰하는 능력을 가지기 어려운 것이 교정치료의 특성입니다. 또한 아무리 경험을 많이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계속해서 개발되고 발전되고 있는 재료와 치료법을 적절하게 활용하지 못한다면 치료의 효율성을 약속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면에서 각각 환자분의 증례에 대한 분석, 치료계획과 그 방법은 교정의사마다 서로 다르게 됩니다. 하나의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다른 답이 있을 수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어떤 답을 통하여 가더라도 그 결과는 같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지런한 치열, 안정되고 편안한 교합, 조화로운 미소선과 얼굴이어야 합니다. 그것은 저를 믿고 치료를 맡겨 준 환자분들에 대한 당연하고 꼭 지켜야 하는 약속입니다. 실력이 없이는 지킬 수 없는 약속이기 때문에, 좋은 눈과 좋은 손을 가져야 하고, 녹슬지 않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인공지능을 통한 계측 분석이나 모르페우스를 이용한 시뮬레이션 등이 도입되면서 고전적인 분석법에서 한발 더 나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재료의 개발과 발전으로 예전에는 수술로만 가능하던 심도의 부정교합 중에서 교정 단독으로 치료할 수 있는 범주도 넓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변하지 않는 사실은, 사람의 몸을 사람의 손으로 치료한다는 것입니다. 유명하고 획기적인 분석법이나 치료 기술이 좋은 결과를 약속하지 않습니다. 좋은 치료 결과란 의사의 눈과 손에서 구현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좋은 눈과 좋은 손, 이것이 저의 최우선의 철칙입니다.


두번째는 성실과 꾸준함입니다.


2년 동안 한달에 한번씩 내원하는 동안 치아의 배열, 교합, 얼굴의 모습, 미소선 등 모든 것이 계속해서 변화합니다. 도달해야 할 지점까지 꾸준히 진행해나가기 위해서는 오직 꾸준하게 성실하게 그 변화를 확인하고 원하는 지점에 도달할 수 있도록 이끌어나가는 우직함이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능동적인 대처를 통해서 변화의 방향을 유도해 나가야 합니다.

좋은 눈으로 그 변화를 볼 수 있고 좋은 손으로 원하는 치아 이동을 이룰 수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치료의 처음부터 끝까지 꾸준하게 성실하게 반복되지 않는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습니다.


세번째, 정성입니다.


누구나 초심자의 시기를 거치게 됩니다. 경험과 배움을 통하여 내공이 쌓이고 더 양질의 진료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됩니다. 처음 교정 치료를 시작하였을 때에는, 저는 아직 할 줄 아는 치료의 범위가 적은데 저를 믿고 치료를 맡겨 주신 환자분들께 죄송해서 매일 매일이 걱정과 근심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때 제가 존경하는 한 선배님께서 ‘정성을 다해서 치료하면 절대 실패하지 않는다. 백번의 치료를 해 본 사람이 대충하는 치료보다, 초심자의 정성을 다한 치료가 더 뛰어날 수 있다’ 말씀해 주신 것에 큰 용기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정성을 다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사실 지금의 저는 그 말이 전적으로 옳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의 임상 실력에 따라 할 수 있는 치료의 범주와 결과가 분명히 달라지는 것을 직접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때 치료했던 환자분들의 결과가 충분히 우수한 교합을 달성하고 유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정성을 다해 치료한다는 것의 위력을 새삼 확인합니다.


더 좋은 눈과 손을 가지고, 꾸준하고 성실하게, 정성을 다해서, 치료한다.

이것이 지금의 제 진료 철학입니다.


올해는 제가 임상 11년차를 맞이하는 해입니다.

새학기를 준비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10년 전 겨울에 설레임과 두려움이 교차하던 저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또 한번 10년이 지난후에는 저의 진료 철학이 어떻게 달라져 있을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수는 변하지 않는 것이니까요. 아마 같은 마음이 아닐런지요.



Copyright ⓒ 2020 한아름, All Rights Reserved

본 브런치의 모든 글은 서울바른치과 한아름 원장에 의해 작성되었으며,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