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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찬 May 24. 2023

조홍석 作 <알아두면 쓸데 있는 유쾌한 상식사전>(2)

조홍석 作 <알아두면 쓸데 있는 유쾌한 상식사전 1 : 일상생활 편>(2)

밑줄 쫙 그은 것들~!






▷온돌이 민간에 널리 확산된 계기는 영·정조 시기에 이르러 경제적 여유가 생겼기 때문인데, 온돌이 전국적으로 유행하게 되면서 너나 할 것 없이 바닥에 엉덩이를 지지는 구들장 문화가 정착되었고 침대나 키 높이 탁자, 의자 등 입식용품은 거의 사용하지 않게 됩니다.

하지만, 이 같은 온돌 확산은 큰 문제를 하나 만들게 되는데요. 바로 온돌 난방을 위해서는 땔감 나무가 많이 필요하게 되었다는 점이에요. 누구나 다 산에 올라가 매번 나무를 잘라 오기도 쉽지 않자 나무꾼이 전문 직업군으로 등장했고, 나무가 남아나지 않게 되어 점차 민둥산으로 황폐화되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구석기시대만 해도 울창한 삼림지대이던 한반도는 조선 말기에 이르면 어디 할 것 없이 주거지 인근 산은 다 붉게 헐벗은 민둥산이 되었고, 조금만 비가 많이 와도 홍수가 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지경에 이릅니다.

그리고 이후 일제시대에 이르러 그나마 남아 있던 개마고원 등 깊은 산속 나무들도 벌목되어 주요 수출품이 돼버리면서 산림은 더욱 황폐해집니다.


▷서양인에게는 유일하게 몸을 누일 수 있는 침대에 대한 숨은 공포심이 있어 고향이나 집에 대한 미련이 없었을 뿐 아니라 집을 떠나 새로운 곳을 개척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던 반면, 동양인들에게는 집이야말로 안식처이고 고향은 언젠가는 돌아와야 하는 지향점이 되었죠. 이런 정서적 차이는 이 같은 주택 구조가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학자들은 분석합니다.

또한 같은 동양권이더라도 중국인과 한국인과 일본인의 정서 차이 역시 방 구조가 원인일 수 있다고 하지요. 즉, 우리나라는 온돌 구조이다 보니 장판을 깔고 그 위에서 생활을 하므로 방에서 식사를 하다가 국을 쏟거나, 아이가 용변을 봐도 쓱 닦아내면 그만이니 집안에서의 행동에 크게 조심하지 않게 되죠.

하지만, 일본은 다다미 구조이다 보니 방에서 음식을 쏟거나, 아이가 실례를 하게 되면 돗자리 아래로 그 액체들이 다 스며들기 때문에 다시 다다미를 공사할 수밖에 없으므로 방에서도 행동을 극도로 조심하게 되고 아이들이 함부로 장난을 치지 못하도록 엄격하게 교육시키게 되었단 겁니다.

그러다 보니 청결성에 집착하게 되고 이에 따라 어릴 적부터 상대방에게 폐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는 보이지 않는 압박감이 상당한 겁니다.


▷유목민은 막내아들에게 갖고 있던 천막이며 가축 등 자산을 물려주게 됩니다. 왜냐면 유목민들은 인구가 늘어나면 수렵하거나 길러서 먹을 식량이 모자라므로 일정 기간이 되면 자식을 장남부터 독립시켜 내보내게 됩니다.


그러니 부모 곁에 끝까지 남아 봉양하는 것은 막내의 몫! 부모는 이미 재산을 나눠 떠나보낸 뒤 어디로 갔는지 알지도 못하는 자녀 대신 마지막까지 남은 막내에게 재산을 물려주게 되는 겁니다.



조선 태조 이성계가 막내아들 방석을 세자로 책봉했다가 왕자의 난이 일어난 것도 함께 살아온 유목민 여진족 풍습에 젖어 그 사단이 난 게 아닌가 하는 학설도 존재하지요.

역사적으로 몽골 원제국은 막내에게 왕위를 계승했는데, 17세기 중원을 제패한 만주족의 청제국은 중국화되면서 후계를 유목민 전통처럼 막내에게 줄 것이냐, 아니면 정착민 전통인 장남에게 줄 것이냐 갈팡질팡하게 되었고, 왕자간 피비린내 나는 내전을 겪습니다.


▷요새 지구가 따뜻해진다고 난리인데 왜 빙하기가 오냐고요?

최근 지구 온난화 덕에 북극 바다가 녹으면서 우리나라도 유럽행 북극항로 개척을 통해 물류비용이 크게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그건 경제적 관점에서만 그런 것이죠. 기후학자들이 보기엔 아주 불안한 시점입니다.



그 이유는 따뜻한 날씨로 인해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해류의 흐름이 정지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우리 지구는 적도 지방에서는 따뜻한 물이 북반부로 이동하고 북극에서는 차가운 물이 가라앉아 심층수를 이루며 적도로 이동해 적도와 극 지방 사이의 열 교환이 이뤄지는데, 이것이 바로 전 지구적 해수 순환 시스템이며 이를 통해 현재의 기후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기후 변화 그러면 대기를 떠올리지만 실제로 대기보다 바닷물이 3배 가까이 열을 보유하기 때문에 해류의 흐름이 더 큰 역할을 수행합니다. 그래서 우리보다 훨씬 북쪽에 위치한 유럽이 따뜻한 이유가 바로 멕시코만류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반도가 과거엔 중국 문화뿐 아니라 북방 유목 문명을 많이 흡수했다는 것이 유물로 확인되었지만, 이 같은 유물은 제작이 매우 어려운 것이어서 고도의 전문 기술자 없이 대강 눈대중으로 베껴서 제작할 수가 없는 것이기에 단순한 문화 전파가 아니라 인적 교류가 있지 않았나 추정만 했죠. 그런데 최근 DNA 기술이 발달하면서 신라 무덤 유골을 분석한 결과, 엄청난 사실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즉, 신라 지배층의 DNA는 현대 한국인이나 조선시대 유골 DNA와 달리 모계 DNA가 스키타이 DNA와 거의 동일하다고 나온다는 겁니다!!!

못 믿겠으면 KBS 다큐멘터리 <역사스페셜>을 찾아보세요. 중앙대 의대에서 실제 분석했어요.

즉, 황금 왕관을 쓴 신라 왕족은 북방 문물만 수입한 게 아니라 아예 그 쪽 사람들이 지배층으로서 이 땅에 온 것입니다. 또한 가야 무덤에선 실제로 인도 남부 타밀 지역 DNA와 유사한 인골이 여럿 나왔답니다.

그 옛날에 인도에서 어떻게 배 타고 여기까지 오냐며 김수로왕비 허 왕후가 인도 아유타국 공주라는 기록은 불교가 전파된 후 신격화하기 위한 것이란 역사학계 주장이 많았는데, 이제 그 말은 쏙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보리로 위스키를 처음 만든 곳이 어딘가를 두고 영국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가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데요. 중세 시절 스코틀랜드인들은 초기 맥주 제조법처럼 보리를 싹이 트게 한 뒤, 10여 일 뒤 낙엽과 나무가 누적되어 생긴 일종의 석탄인 갈탄 불로 태운 후 발효한 원액을 증류해 독특한 연기 향내가 나는 스카치위스키를 만들어낸 반면, 아일랜드는 엿기름을 건조해 만들어 아이리시위스키에는 연기향이 없다고 하네요.

하지만 유럽에서도 술 제조 시 세금을 왕창 물렸기 때문에 암암리에 밀주도 많이 만들었답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술을 섞어 팔면서 위스키 품질에 대한 논란이 많았는데, 1820년 스코틀랜드에서 위스키 판매점을 연 한 젊은 사장이 직접 본인이 책임을 지고 원액을 혼합해 일정한 품질의 위스키를 유통시키면서 큰 성공을 거두게 되니……, 그의 이름이 바로 ‘조니 워커(Johnnie walker)’입니다.


▷동양권에서 만들어진 대표적인 증류주는 바로 세계 판매 1위를 자랑하는 소주입니다. 소주(燒酒), 즉 ‘불에 태운 술’이란 단어는 증류주를 만드는 방식 자체를 의미하는 겁니다. 하지만 우리가 현재 가장 즐겨 마시는 희석식 소주는 곡류로 만든 알코올에 물과 감미료를 섞은 ‘가리지날’이고요.  안동소주 등 40~70도를 넘나드는 독주야말로 오리지날 소주입니다.

당초 소주란 단어는 중국 당나라 백낙천의 시에서 유래했다고 하지요. 지금은 중국술을 주로 ‘배갈(白乾)’ 또는 ‘고량주’라 부르지만 이 단어 역시 ‘가리지날’. 중국에서도 원래는 증류주를 다 소주라고 불렀다고 해요.

우리나라에 소주가 들어온 것은 고려시대인데, 고려를 침공한 원나라 군대가 주둔 기지를 만들면서 군대 보급용 음료수로 소주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중에서 기본으로 배우는 자유형이란 명칭은 실은 ‘가리지날’입니다.

정확한 명칭은 ‘크롤 영법(crawl stroke)’입니다. 우리말로는 글쎄요……, 기면서 차기 영법?

위에 쓴 수영법 종류를 다시 한 번 보세요.

다른 영법은 다 ‘~영(泳)’인데 오로지 ‘자유형(型)’은 끝 글자가 다르죠?

원래 ‘자유형(自由型, free style swimming)’은 수영경기 종목입니다. 수영대회 시 어떤 영법을 써도 되는 게 자유형 경기에요.

1896년 첫 올림픽 경기 당시부터 자유형 경기가 있었는데, 당시엔 지금과 같은 표준화된 규칙이 없었기에 세부 종목 없이 무슨 방식이든지 빨리만 오면 되는 것이었답니다. 초기에는 주로 평영 위주로 갖가지 방식이 등장했지만 1900년 이후부터 다른 영법에 비해 크롤 영법이 가장 빨라 죄다 크롤 영법으로 하고 있고, 그 때문에 그 영법을 자유형이라고 다들 인식하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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