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판촉비가 ‘개인 자금’으로 흘러간 경로

– 프랜차이즈 판촉비 유용 및 허위 집행 사례

by 서울회계사

프랜차이즈 판촉비 구조와 재원의 성격

oo사는 전국에 수백 개 가맹점을 운영하는 중견 규모의 프랜차이즈 외식 브랜드 본사로, 가맹점 매출 활성화를 위해 ‘가맹점 공동 판촉비’를 조성·운영하고 있다. 본사는 가맹점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판촉비로 적립하고, 이 재원은 TV·온라인 광고, 매장 내 POP 제작, 지역별 판촉 행사, 신메뉴 홍보 캠페인 등에 사용된다. 해당 판촉비는 가맹점의 매출 증대를 목적으로 조성된 자금으로, 본사 승인 하에 지정된 홍보대행사나 제작업체를 통해 집행되는 구조다.


현장 가맹관리 조직은 이 판촉비를 “매출을 만들기 위한 필수 운영 자금”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특히 매출 부진 가맹점이나 신규 오픈 매장을 지원하기 위해 비교적 탄력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재량 자금처럼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있다. 본사 차원에서는 판촉 계획서와 정산 자료를 통해 사후적으로 집행 적정성을 점검하지만, 개별 집행 건의 실질적 내용까지 실시간으로 들여다보기는 어려운 통제 환경이다.


판촉비 소진 이후 시작된 편법 집행

특정 지역 가맹점군을 담당하던 가맹관리 담당자는, 해당 권역의 판촉비 예산이 연말을 앞두고 이미 대부분 소진되었다는 사실을 인지하자, 외부 홍보대행사를 경유해 실제로는 진행되지 않은 판촉 활동을 집행한 것처럼 비용을 처리하기 시작했다. 매장 행사나 홍보물 제작이 실제로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대행사 명의의 용역비·제작비 명목으로 비용을 집행하고 이를 판촉비에서 차감하는 방식이었다.


당사자는 “가맹점 지원을 위해 필요한 비용이었고, 나중에 맞춰서 정산하면 될 줄 알았다”고 진술했지만, 관련 증빙은 대부분 형식적으로 작성된 자료에 그쳤다. 이 과정에서 “이번 건만 이렇게 처리하자”, “어차피 본사에서 세부 내역까지 다 보지는 않는다”는 식의 말들이 오갔던 정황도 확인되었다.


판촉비의 개인적 유용

조사 결과, 허위로 집행된 판촉비 중 일부는 홍보대행사 계좌를 거쳐 현금으로 인출된 뒤, 담당자의 개인 용도로 사용된 사실이 드러났다. 외형상으로는 가맹점 판촉 활동에 사용된 비용처럼 회계 처리되었지만, 실제로는 개인 계좌로 유입되거나 사적인 지출에 사용된 정황이 확인되었다.


담당자는 “일시적으로 빌려 쓴 뒤 다시 채워 넣을 생각이었다”고 해명했지만, 판촉 활동 실적과 비용 집행 내역을 대조한 결과 상당 부분이 실체 없는 거래였다. 가맹점 판촉비가 ‘가맹점과 본사를 위한 공동 목적 자금’이라는 인식보다는, “급할 때 돌려 쓸 수 있는 여유 자금”처럼 오인되고 있었던 셈이다.


외주 대행사를 경유한 집행 구조의 취약성

판촉비 집행 과정에서 외부 홍보대행사가 중간에 개입하는 구조는, 자금 흐름을 불투명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본사 시스템 상에는 ‘홍보물 제작비’, ‘지역 판촉 행사 대행비’로 처리되었지만, 실제로 어떤 활동이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검증은 대행사가 제출한 결과 보고서와 사진 자료에 크게 의존하고 있었다.


“대행사가 알아서 처리한 건데, 현장에서 일일이 확인하기는 어렵다”는 인식은 통제의 사각지대를 만들었다. 이 구조는 의도적으로 악용될 경우, 판촉비를 현금화하거나 개인적으로 전용하는 통로로 쉽게 변질될 수 있는 취약한 지점이었다.


내부 점검에서 포착된 이상 징후

본사 감사·관리 부서는 판촉비 집행 내역을 점검하던 중, 특정 지역의 판촉비 사용 규모가 가맹점 매출 대비 과도하게 크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한 동일한 홍보대행사를 통해 반복적으로 비용이 집행되고, 결과 보고서의 형식과 내용이 유사하게 반복되는 패턴도 확인되었다.


“이 지역만 유독 판촉비가 많이 나가는데, 실제 매장 분위기는 크게 달라진 게 없지 않나?”라는 문제 제기에서 시작된 점검은, 현장 가맹점 방문과 자료 대조로 이어졌다. 그 결과, 일부 판촉비는 실제 매장 행사나 홍보 활동과 무관하게 집행되었음이 드러났다.


현장의 진술이 보여준 인식의 간극

조사 과정에서 현장 가맹관리 인력은 “가맹점 매출을 살리려면 어느 정도 유연한 집행이 필요하다”, “판촉비는 원래 현장에서 재량껏 쓰는 돈”이라는 인식을 드러냈다. 반면 본사 관리 부서는 판촉비를 엄격히 목적 외 사용이 금지된 자금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 인식의 간극은, 판촉비가 ‘가맹점과 본사의 공동 목적을 위한 자금’인지, 아니면 ‘현장 운영을 위한 재량 자금’인지에 대한 기준이 조직 내에서 명확히 공유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통제 기준이 모호한 상태에서 현장 자율성이 과도하게 부여되면서, 개인의 일탈이 구조적 취약점과 결합된 형태였다.


사후 조치와 판촉비 관리 체계 보완

회사는 허위 집행 및 유용된 판촉비를 환수 조치하고, 관련자에 대해 징계 및 인사 조치를 실시했다. 또한 판촉비 집행 절차를 전면 재정비해, 프로모션 기획 단계에서부터 본사 승인과 사전 검토를 의무화하고, 집행 이후에는 실제 매장 사진, 가맹점 확인서 등 실질 증빙 자료가 없으면 정산이 불가능하도록 통제를 강화했다.


아울러 홍보대행사를 경유한 비용 집행 구조에 대해서도 재검토가 이루어졌으며, 일정 금액 이상 집행 시에는 대행사 실체와 결과물에 대한 본사 차원의 교차 검증 절차가 추가되었다. “이제는 판촉비도 회사 자금과 동일한 수준으로 관리한다”는 메시지가 전사 공지로 공유되었다.


이 사례가 남긴 교훈

이 사례는 가맹점 판촉비처럼 ‘거래처와 공동으로 조성된 목적성 자금’이 명확한 통제 기준 없이 운영될 경우, 현장에서는 쉽게 재량 자금이나 개인의 완충 자금처럼 인식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편의적 집행이었을지라도, 통제의 공백 속에서 재원의 성격은 점차 흐려지고, 결국 개인적 유용이라는 중대한 부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판촉비는 어차피 쓰라고 있는 돈”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는 순간, 그 자금은 통제의 영역 밖으로 밀려난다. 이 사건은 개인의 도덕성 문제 이전에, 목적성 자금을 어떻게 설계하고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부통제 체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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