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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시교육청 Jun 17. 2019

의사 가운은 왜 하얀색이고, 수술복은 왜 청색일까?



의학 드라마를 보면 넥타이에 흰색 가운을 입은 의사 선생님들이 회진을 도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죠. 수술실에 들어갈 때는 초록색의 수술복으로 환복을 하고 카리스마 있게 ‘메스!’를 외치기도 하고요. 그런데, 의사 선생님의 가운은 왜 흰색인지, 수술복은 왜 청색인지 궁금했던 적은 없으세요?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알아봐요! 



출처 – 픽사베이 렘브란트의 리콜라스 튈프 박사의 해부학 수업


"중세시대 의사는 검은 옷을 입었다고요?" 

벨트나 띠 없이 길고 헐렁하게 입는 겉옷의 한 종류를 가운이라고 해요. 중세시대부터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편하게 입는 옷이 가운인데요. 중세시대에는 성직자가 의사를 겸하는 경우가 많아 검은색의 가운을 입고 진료를 했어요. 당시 검은 의복은 사제의 옷이었을 뿐만 아니라 지식의 색, 성취의 색을 뜻하기도 했어요. 한의사 한동하 채널 ‘그림의학’에 따르면, 졸업식 때 검은 가운을 입는 것도 지금까지 내려온 검정 색 의상에 대한 전통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해요! 그리고 검정 가운에 환자의 피와 고름이 묻어있으면 경험이 많은 의사라 생각하고 치료가 더 잘 된다는 믿음을 가졌을 정도였죠.



출처- 위키백과 흑사병 의사의 복장


흑사병이 창궐했을 때에는 의사들은 검은색의 긴 가운에 까마귀 같은 가면을 쓰기도 했습니다. 흑사병의 감염 경로와 세균에 대해 잘 몰랐던 시기에 흑사병을 대비하기 위해 만들어진 의상인데요. 새의 부리에 해당하는 곳에 짚을 채워 나쁜 공기를 걸러 내는 일종의 필터 역할을 했으며 환자 체액이 튀어도 안전한 유리렌즈가 부착된 가면이었어요.





현대과학의 실험복이  흰색의 의사 가운으로! 


18세기 산업혁명으로 과학이 발전하면서 과학자들은 안전과 보호를 위해 흰 색의 가운을 입었는데요. 세균학이 발전하고 항생제가 개발되면서 의학도 현대과학의 범주에 포함되었어요. 그래서 실험실에서 입던 옷을 의사들도 입게 되며 의사 가운이 흰색이 되었죠. 기록에 따르면 공식적으로 하얀색 가운을 입자고 주장한 것은 20세기 초 뉴욕대학의 외과 의사였던 Dr. Mark Hochberg였으며, 20세기 중반에 이르면서 일반적인 의사들은 흰색 가운을 입었어요.

흰 색은 더러운 것이 묻으면 쉽게 눈에 띄기 때문에 옷을 통한 세균 전파를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또한 죽음을 상징하는 검정색과 반대로 흰 색은 생명과 깨끗함을 상징하는 만큼 생명을 구하는 의사와 잘 어울리죠?




수술복이 청색인 이유는?  보색 잔상 때문! 


의사들은 평소 진료를 볼 때는 흰색 가운을 입지만 수술실에서는 초록색이나 푸른색의 수술복을 입는데요. 그렇다면 왜 수술복은 청색일까요? 바로 보색 잔상과 관련이 있어요.




출처: 구글 이미지검색


보색잔상이란?


강한 빛을 받고 있는 물체를 응시한 후 흰 벽이나 흰종이 또는 흰벽에 눈을 옮기면 전자의 보색에 칠하여진 동형의 상을 볼 수 있는 현상  


출처 - 인테리어 용어사전

우리 눈의 망막에는 명암을 인식하는 간상세포, 명암과 색체를 인식하는 원추세포가 있어요. 원추세포는 3가지 종류가 있는데 세포마다 구별할 수 있는 빛의 파장이 달라요. 한 가지 색을 지속해서 보았을 때 특정한 원추세포가 피로를 느끼면서 일시적으로 보색의 형태로 보이는 건데요. 수술실의 의사는 오랫동안 환자의 붉은 피를 보다가 흰색의 수술복이나 벽을 보게 되면 빨간색과 보색인 녹색의 잔상이 생기는 보색 잔상이 일어나 시야가 혼동될 수 있어요. 이러한 현상을 막기 위해 수술복은 붉은색의 보색인 청색으로 만든답니다.





긴 소매의 흰 옷을 입던 의사복은 최근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고 있어요.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에서는 카라가 없는 V넥 형태의 청색 반소매 가운을 입은 의사를 볼 수 있어요. 반소매 형태로 소매가 가운의 앞부분이 환자에게 닿아 세균을 옮길 염려가 적다고 해요. 그리고 서울성모병원은 가운의 길이를 30~40cm 정도 줄인 재킷형 가운으로 의료진을 포함한 전 교원의 근무복을 바꿨고요. 환자에게 안정감을 주기 위해 색상도 흰색에서 베이지 계열로 바꿨죠. 또한, 서울시립어린이병원은 시민을 대상으로 새 의사 가운의 색과 길이를 고르는 투표를 진행했다고 해요. 병원에 내원하는 환자들의 두려운 감정을 줄이고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서인데요. 연노랑(34%), 연분홍(21%), 연녹색(20%), 연하늘(20%) 순으로 선호도가 높았다고 해요.



어느 색의 옷을 입든 생명을 구하는 귀중한 일을 하는 의료의 가치가 달라지지는 않죠. 불안할 수 있는 환자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실용적인 이유로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는 의사복의 소식! 반가운 일이 아닐까 싶어요.




서울시교육청 블로그 서울교육나침반에서 흰 색의 의사가운과 청색의 수술복에 대한 재미있는 사실을 알려드렸는데요.오늘은 아이와 함께 어느 색상의 옷을 입은 의사 선생님을 만나고 싶은지 이야기 나누어 보면 어떨까요?





[출처] 서울시교육청 블로그 '서울교육나침반'

https://blog.naver.com/seouledu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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