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결
《립스틱의 각도 16화 – 립스틱의 각도를 마치며》
법인으로 가는 길
11월 24일, 나는 직장 내 괴롭힘 조사 때문에 ‘그들’—법인 노무사 사무실로 향했다.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차가 멈췄다.
엔진이 꺼지고, 견인차를 불러야 했다.
참 아이러니했다.
무너진 차처럼, 나도 멈춰 있었다.
시간은 흐르지 않았다.
두 시간 동안 견인을 기다리며
나는 내 머릿속의 기억을 하나씩 꺼내 들여다보았다.
‘언제요?’
‘그게 몇 시였죠?’
‘맥락이 안 맞아요. 다시 설명해보세요.’
그들의 질문은 끝이 없었다.
나는 내 삶을 증명하듯, 매 순간을 진술해야 했다.
“그날… 몇 시였는지 정확히는 기억 안 나요.”
“그럼 어떻게 괴롭힘이라고 판단하신 거죠?”
답답했다.
도대체 이 상황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나는 억울했고,
그러나 그보다 더 피곤했다.
괴롭힘보다 괴로운 건,
그걸 ‘설명해야 하는 과정’이었다.
증명과 회복 사이
기록은 증명하기 위해 시작한 게 아니었다.
그저 나를 살리기 위해 쓴 일이었다.
누가 나를 믿지 않아도 괜찮았다.
적어도 나는 내가 겪은 일을 잊지 않기 위해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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