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기준을 그대로 가져오면 망하는 이유

PART 1. 전자책 시장을 오해한 사람들

by seoul

PART 1. 전자책 시장을 오해한 사람들

5회차 출판사 기준을 그대로 가져오면 망하는 이유


전자책을 준비하는 많은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출판사의 기준을 들고 온다.
문장 길이, 챕터 구성, 분량, 문체의 안정감, ‘작가다운’ 태도.
문제는 이 기준들이 틀려서가 아니라, 적용되는 시장이 다르다는 데 있다.


출판사는 선별 기관이다.
그들의 기준은 창작의 자유보다 리스크 관리에 가깝다. 인쇄 비용, 유통 구조, 반품률, 서점 진열 가능성, 언론 노출 가능성. 결국 출판사는 한 권의 책을 ‘작품’이 아니라 물리적 상품으로 판단한다. 그래서 요구 조건이 높아 보이는 것이지, 순수하게 예술성을 가늠하기 위한 기준만은 아니다.


이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면 전자책에서 문제가 생긴다.
출판사의 기준을 그대로 가져오는 순간, 개인성은 급격히 희석된다. 문장은 무난해지고, 표현은 안전해지고, 결과적으로 어디서 본 것 같은 책이 된다. 봉준호 감독이 말한 세계적인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의 말이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다.”라는 문장이 여기서 역설적으로 드러난다. 전자책 시장에서는 개인성이 약해질수록 경쟁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이것이 “출판사는 개인성을 싫어한다”는 뜻은 아니다.
출판사가 보는 개인성은 통제 가능한 개인성이다.
백남준처럼 모든 금기를 깨는 예술가적 실험은 미술관에서는 환영받을 수 있어도, 대량 인쇄 유통 구조에서는 위험 요소가 된다. 출판사는 창의성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예측 불가능성을 경계한다.


그래서 출판사의 기준은 대체로 이런 요소들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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