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하지 않아도 될 일까지

과잉 책임감의 뿌리

by seoul

11화. 사과하지 않아도 될 일까지

– 과잉 책임감의 뿌리


한때 나는
먼저 사과하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고 믿었다.

분위기가 어색해지면
내가 먼저 “미안해”라고 말했고,
누군가 기분이 상해 보이면
내가 원인인지 아닌지 따지기 전에
일단 고개를 숙였다.

사과는 관계를 빨리 복구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책임이 명확하지 않아도
내가 일부를 떠안으면
상황은 부드러워질 거라고 믿었다.

그게 미덕인 줄 알았다.

사회생활을 하며 알게 됐다.
먼저 사과하는 건
항상 미덕이 아니었다.

때로는
죄를 확정하는 행위가 되었다.

“왜 네가 사과해?”가 아니라
“그러니까 네 잘못이네?”로 해석되는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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