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가 뭐예요?
누군가와 친해지는 단계로 넘어갈 때면 꼭 거치는 코스가 있다. ‘취미가 뭐예요?’라는 질문에 대답을 내놓아야 하는 것. 취미는 나와 가장 가까이 있는 듯 보이지만 한편으론 멀리 있는 존재 같을 때가 있다. 일상에서, 휴식에서 나와 함께하고 있지만, 누군가에게 명확하게 이야기하기에는 '이게 취미가 맞나?'라는 생각에 대답을 망설이는 일이 부지기수다.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는 나의 취미는 책 읽기였다. 매일 새로운 책을 구매하여 읽는 시간이 하루의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업무가 바빠진 후로 책 읽기에 소홀해졌고, 독서는 점점 의무적인 행동으로 전락했다. 이제 취미라고 내놓기 민망하다.
최근에는 인테리어에 부쩍 관심이 높아졌다. 유튜브를 보면서 다른 사람들이 꾸며 놓은 집을 참고하기도 하고, 이케아에 가서 쇼룸을 구경하기도 한다. SNS에서 나오는 인테리어를 참고하며 하나 둘 나의 공간을 꾸며가는 것이 하나의 행복이다. 하지만 취미를 이야기할 때 흔쾌히 말하지 못한다. 어쩐지 부끄러워서.
운동을 좋아한다고 이야기하면 많은 사람들은 축구와 같은 팀스포츠를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난 팀 스포츠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걷기, 달리기, 수영, 웨이트 트레이닝 등 어딘가 고독해 보이는 스포츠를 즐긴다. 비주류의 운동을 즐기지만, 나는 스포츠를 사랑하고 꾸준히 운. 동. 같. 은. 것. 을 해왔다. 아니하고 있다. ’그래, 그다지 확신은 없지만 운동이라고 이야기하는 게 제일 낫겠지?‘
"아… 제 취미는 고민하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