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해외 축구 구단의 인기는 절대적으로 '한국 선수의 유무'에 달려 있다. 선수가 있으면 '국민 구단'으로 사랑받지만, 선수가 없거나 떠나는 순간 관심은 썰물처럼 밀려나간다.
하지만 이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한국에 마케팅을 멈추지 않는 구단들이 있다.
맨체스터 시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은 한국 선수가 없음에도 여름 투어와 한국 마케팅에 진심이다.
우리 선수가 없으면 관심이 떨어지는 한국 시장의 특성을 모를 리 없을 텐데 말이다.
'한국 선수'라는 확실한 연결고리 없이도 한국 시장에 뛰어드는 그들은 어떤 목적인걸까?
한국 선수 한 명 없는 그들이 한국에 진심 마케팅을 하는 이유를 알아본다.
김진짜 님의 유튜브 '유럽 빅클럽들이 한국을 방문하는 진짜 이유'에 따르면, 구단들의 최종 목표는 티켓 판매가 아닌 아시아 중계권 수입과 '장기적인 파트너십(스폰서십)'이다.
맨체스터 시티의 경우 '넥센타이어'와 2015년부터 장기 스폰서십 계약을 맺고 있다.
또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2018년부터 시작한 '현대자동차'와의 스폰서십 계약을 2027년까지 연장, 2024년에는 'LG전자'와 계약을 체결했다.
토트넘은 2025년 1월, '파리바게트' 와의 스폰서십을 체결했다.
이렇게 한국 기업 스폰서십이 있는 구단의 마케팅 팀은 스폰서 기업들에게 자신들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이때 가장 확실한 지표는 "한국에서 우리 구단이 이만큼 인기가 많아"를 보여주는 디지털 데이터다.
한국어 콘텐츠의 조회수와 반응률은 곧 광고주를 향한 '살아있는 보고서'가 된다.
한국 기업 스폰서십이 있는 팀, 특히 맨시티의 마케팅은 정말 친절하다.
해외 구단 중 유일하게 한국 전용 인스타그램 @mancitykr 을 운영하고 있다.
팔로워는 25만이나 된다.
또한 콘텐츠 측면에서도, 선수들이 어색한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를 따라하는 정도가 아니라,
한국 문화에 침투하는 깊이가 다르다.
예를들면 선수들이 한국 전통 공기 놀이를 직접 하는 영상 등이다.
https://www.nytimes.com/athletic/3428814/2022/07/18/son-south-korea-tottenham/
"Since the start of the new financial year on July 1, South Korea has become Spurs’ second biggest e-commerce market behind only the UK. Sales in that period to Korea are now half that of the UK and nearly twice as much as for the whole United States."
(7월 1일 새로운 회계연도가 시작된 이래, 한국은 영국 본토에 이어 토트넘의 두 번째로 큰 E-commerce 시장이 되었다. 이 기간 한국에서의 매출은 영국의 절반 수준이며, 미국 전체 매출의 거의 두 배에 달한다.)
이는 다른 나라 구단 마케터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인 신호다. 한국 시장은 단순히 경기를 집에서 시청하는 시장이 아니라, 공식 굿즈와 유니폼을 직구할 수 있는 구매력을 갖춘 시장이라는 사실이 증명된 것이다.
직구 뿐만 아니라, 많은 한국 팬들은 13시간 거리인 영국까지 날아가 토트넘의 EPL 경기를 직관하는 문화도 생겨났다.
물론 한국의 간판 스타인 손흥민이 있기에 가능한 이야기지만, 그렇다고 해도, 한국 사람들은 좋아하는 만큼 지갑을 화끈하게 연다는 것을 데이터로 증명한 사례가 되었다.
K-pop, K-drama 등 한국 문화는 언제부턴가 힙한 느낌, 트렌디한 느낌이 되었다.
축구 구단을 넘어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잡고 싶은 구단들에게, 한국은 좋은 시장이 된다.
특히 요즘은 K-pop 아티스트들과 협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구단의 유니폼을 패션처럼 소화하거나, 직접 구단에 방문하여 선수들과 소통하는 등이다.
축구팀과 K-컬처의 결합은 축구에 관심 없던 전 세계 K-팝 팬들에게 구단의 이름을 각인시키는 엄청난 바이럴 효과를 낳는다.
또한 축구 유니폼을 일상복으로 매치하는 '블록코어' 룩에서의 한국의 영향력도 한 몫 하고 있다.
2022년 블랙핑크 제니가 베놈 뮤직비디오에서 맨유 유니폼을 블록코어룩으로 소화한 것이 큰 화제가 되면서, 한국의 K-pop 과 블록코어 룩의 파급력이 화제가 되었다.
한국 선수가 없어도 그들이 찾아오는 건, 한마디로 돈,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한국 시장이 그만큼 매력적이고 구매력 있으며 트렌디하다고도 볼 수 있다.
이렇게 한국 시장의 매력이 높아지면서, 덕분에 한국 축구 선수들이 해외에 진출하기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 한국 선수를 영입할 때, 그 선수의 실력 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구매력과 마케팅 효과가 더해지기 때문이다.
한국 시장으로의 해외 구단의 마케팅은 점점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반가운 트렌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