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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관식 Sep 14. 2015

알프레드 히치콕 스타일로 글 포문을 열어보자  

갑자기 글이 써지지 않을 때 방법

욕심내서 글을 쓰고 싶은데 생각처럼 잘 써지지 않을 때가 많다. 다른 기사를 읽어보면 술술 잘도 읽히는데, 유독 내 글만 왜 이러는지 자책하기도 한다. 물론 나도 이런 일을 습관처럼 겪는다.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그런데 무조건 슬퍼하거나 노여워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모두 겪는 일이니까. 필자는 지금까지도 그 끝없는 고민을 이어가고 있는 슬픈 중생이기도 하다.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처럼 글도 그러한 느낌을 자아낼 수 있다면 난 이미 여기 있지 않았겠지.


흔히, '기사 첫 세 줄에서 승부를 걸어라'라는 얘기가 있다. 말 그대로 처음에 독자의 시선을 끌지 못하면 그 기사를 쓰기 위해 힘들게 취재하고 질문하고 취재원과 함께 한 시간이 아무 의미 없게 되버린다.


그동안 자신이 스크랩해온 자료를 뒤적이는 것도 좋지만, 자신만의 하나의 스타일을 만들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어떻게 쓰면, 알고리즘을 짜면 독자의 시선을 꼭 붙들어 멜 수 있는 글이 될까. 제목에서 밝힌 것과 같이 서사적 오프닝과 알프레드 히치콕의 기법을 글에 적용해보자.


먼저, 알프레드 히치콕은 영화의 플롯을 이어가기 위한 간단한 속임수를 장치로 정보의 간극을 이용한다. 이를 맥거핀(Macguffin,  탐정영화나 괴기영화에서 줄거리의 초반부에 극적인 호기심을 유발시키면서도 관객은 잘 알지 못하거나 아니면 미처 깨닫지 못한 극적 요소)이라고 한다.


글을 읽어내려갈수록 독자는 '다음 글엔 어떤 내용이 이어질까?'하고 궁금해 하는 습관을 이용하는 것이다. 히치콕은 영화 매 장면에서 모든 정보를 한 꺼번에 오픈하지 않는다.


어느 정도까지만 정보를 공개하고 감출지 완벽하게 파악해 적용한다. 정보의 간극을 잘 조율하는 것이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하나의 방법이 되기도 한다.


조지 오웰의 1984 영문 사진. 난 죽어다 깨어나도 이런 작품을 쓰고 싶을 거야.


두 번째로 서사적 오프닝이다. 글을 어떠한 내러티브로 풀어가든 간데 뛰어난 이야기꾼(여기서는 글쟁이)는 서사적 여백을 만들어 독자의 욕구를 자극한다. 조지 오웰의 <1984>를 보자. 그 책은 이렇게 시작한다.


4월의 맑고 쌀쌀한 날이었다. 시곗바늘이 13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 부분을 읽고 그냥 책장을 덮는 독자가 있을까. 왜 시곗바늘이 12가 아닌 13일까 궁금하지 않을까. 그 부분만 읽어도 독자는 우리 세계와는 다른 이야기에 궁금해 하며 책장을 한장 한장 넘겨나간다.


좋은 글은 어렵게 써서 독자가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는 것이지만, 그 안에서 하나의 영화를 만들어 재미있는 이야기로 전달하는 것도 담당기자의 실력이자 재치다.


좋은 글. 어렵게 생각하면 어렵고 쉽게 생각하면 쉽다. 해보면 된다.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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