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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관식 Sep 15. 2015

쓰나미 피해가 인생을 바꾼 한 일본인과의 인터뷰

사람과의 정과 소통을 중시하는 어느 일본  앱 개발자 이야기

직업상 매달 2~3명과 만나 인터뷰를 나눈다. 만나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때론 짖꿎은 농담도 하며 '사람 사는 건 모두 똑같구나'하고 느낄 때가 많다.


이번에는 한 일본인 앱 개발자와 인터뷰를 나누고, 기사를 작성하게 됐다. 물론 내가 일본 현지로 날아갈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기에 아쉽지만 서면으로 내용을 주고 받았다.


처음 그를 알게 된 건 지난 8월 중순. 그에게서 먼저 메일이 왔다. 어찌 내 메일 주소를 알게 된 건지는 궁금했지만 마침 마감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라 뒤로 잠시 미뤄놨던 터였다.


그러다 올 9월초. 우연히 메일함을 정리하다가 눈에 띈 일본어. 그렇게 그가 보내온 메일을 보게 됐다. 내용인 즉슨 자신을 일본에서 직장다니는 시스템 엔지니어로 소개하며, 틈나는 대로 앱을 개발했는데 누가 안 된다면 소개해줄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요코야마 씨의 답변을 통해 작성한 기사의 초고. 그는 말은 안 했지만 내게도 "인생과 가족, 친구는 소중한 겁니다"하고 말해주는 듯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개발한 앱을 차분히 소개하는 필치 속에 사람과 사람이 어울리고 소통하는 느낌이 와닿았다. 직감이었다면 무리일까. 그리고 그가 개발했다는 앱을 앱스토어에서 검색했고, 질의를 보냈다. "직장 다니며 어떻게 앱을 개발하고, 언제 개발하며,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고, 창업 계획은 있는지, 일본 스타트업 분위기는 어떤지" 고루 물을 생각이었다.


여하튼 그가 개발한 앱은 재미있겠는 걸? 하는 생각보다 참 특이하다는 생이 생각이 먼저 들었던 것 같다.


이틀 만에 답변이 왔다. 역시 사연이 있었다. 왜 이렇게 사람 내음이 물씬 나는지에 대한 내용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지난 2010년 쓰나미로 큰 피해가 있었던 동북 센다이가 고향이었다. 그 충격과 위로가 지금 그의 앱에 녹아 것이었다. 그가 개발한 앱의 키워드는 가족과 친구의 소중함, 사랑, 소통 등이었다.


그가 내놓은 라인 스탬프. 두 사람이 서로 안아주고 함께 걷고, 위로하고, 사랑하고 어쩌면 이런 것이 디지털 시대의 아날로그 감성이 아닐까 싶다.


그가 소개한 라인(LINE) 스탬프 역시도 남녀가 서로 안아주고 위로하고 공감하는 컨셉트가 주를 이룬다.


인터뷰 기사를 작성하다보면 이렇게 다양한 삶과 마주하게 된다. 그 만큼 느끼고, 반성하고, 배우는 귀한 시간이 된다. 보통의 삶 이야기 속에서 때로는 위로를, 친근감을, 인생을 알게 된다.


한편으론 내가 감히 다른 이의 삶에 펜을 들 자격이 있는가도 뒤돌아 보게 된다. 그때마다 "이 이야기를 함께 나누자"는 생각만 한다. 이날 소개하게 된 요코야마 씨도 마찬가지다. 보통의 삶에서 가치를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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