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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민 Aug 01. 2023

도시변화과정에 "나"를 두고 감각할 수 있는 방법

나와 도시의 관계성 탐구 프로젝트


일상에서 적극적으로, 피부에 와닿는, 가까이"라는 방향성을 가지고
도시가 변화하는 과정에  "나"를 두고 감각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공간이자 장소인 도시는 나와 아주 거리가 먼, 거대한 대상이지만 알고 보면 도시를 만드는 것도, 도시를 채우는 것도 결국엔 사람이다. 도시를 계획하는 사람, 운영하는 사람, 도시를 작동하게 하는 정책을 만드는 사람, 법으로 제한하는 사람 등등등 모두가 사람이 하는 일이다. 도시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나와 직접적으로 관계되어 있는 사람이 아니기에 멀게 느껴지는 것이다. 도시를 가득 채우고 있는 건축물을 다루는 사람, 즉 건축가도 도시와 관련된 사람들인데, 내 주변에 한 명이라도 건축가가 있어도 새삼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 바로 도시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과는 별개로 일상에서 우리에게 익숙하면서도 쉽게 도시에 가까이 다가가거나 접근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도시의 면면을 직접적으로 느껴보고, 감각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나'라는 사람이 그 과정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아주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가 아니라 나의 일상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느껴보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쉽게, 익숙한 곳에서, 주체적으로 도시의 변화를 감각하고 느낄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오랫동안 고민해 왔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발견한 이 방법은 지극히 사적이며 모두에게 맞지 않을 수 있지만, 누구나 해볼 수는 있을 것이다.


재개발•재건축 현장을 기록하고 관찰하기

도시공간의 변화를 직접 목격하고 과정을 이해하며, 남김으로써 의미를 전하는 것이다. 텍스트나 책으로 배우는 것보다 훨씬 더 가깝게 다가온다. 과정을 지켜보는 것만으로 도시생태계를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시간이 걸리니 인내하며 지켜볼 필요가 있다. 대신 계절이 변화할 때마다 온몸으로 감각하며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자연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 피어나는 풍경과 순간의 장면들은 다시 볼 수 없다. 오랜 시간 동안 다양한 주체들이 쌓아 올린 시간과 상호작용하며 유지해 온 일련의 질서와 규칙들, 이를 동네생태계라 칭한다. 힘들게 쌓아온 시간과 질서가 단 몇 초 만에 무너지고 사라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한 없이 허무해진다. 그동안 경험한 것들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었나 싶을 것이다.


도시행위자들이 진행하는 프로젝트 과정에 그냥 나를 놓아두기


'도시행위자'를 소개하고 동시에 이들 이하는 프로젝트를 관찰하면서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나는 여기서 무엇을 발견하고 어떤 과정을 경험할 수 있을까? 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더 나아가 간접적으로 나를 그 과정에 놓아 본다. 꼭 무엇을 발견하고 경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 설정한 상황 속에 있어 보고 그 자체를 인지하는 것이다. 예술가들에게 도시는 어떤 공간 일까? 같은 것을 보고 다르게 생각하고 느끼는 지점을 지켜보고 경험해 본다. 개인의 성향과 상황에 따라 아무것도 못 느낄 수도, 자신과 연결되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과정에 놓여있을 뿐이다. 내부에서 누군가 기획해 둔 도시콘텐츠를 소비하는 감각과 실제 도시조직 내에 개입하여 도시라는 장소를 감각하는 것은 분명 다른 것 같다. 목적성도 다르긴 하지만, 개입해서 실제로 살아가는 사람과 간접적으로 관계를 맺으며 익히는 감각은 다르게 찾아오기 때문이다. 그 차이점을 인지하고 예술가 혹은 창작자들의 작업•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관찰자로서 참여하거나 그들의 작업과정에 들어가 본다. 그렇게 쫓아다니는 예술가그룹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여기서 말하는 도시행위자란, '도시'를 키워드로 다양한 해석과 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행위자들의 성격이나 방향성에 따라 표현하는 방식, 과정, 결과는 모두 다르다. 

첫 번째는 아이모멘트, 두 번째는 히스테리안. 여기선 간단히 설명하고 자세한 건 각자의 계정에서 확인해 보길 추천한다.


아이모멘트 

인스타그램 계정 @i_moment_2017

거리극, 무용, 장소특정형 공연, 서커스를 넘나드는 접근을 통해 작품을 창작하며, 오브제와 몸짓의 언어를 통해 다양한 관객들과 소통하는 거리극 단체입니다.

[사진출처: 아이모멘트 인스타그램 계정, 6월 <쉼표> 의정부음악극축제 공연 사진] 



히스테리안 출판사 

인스타그램 계정 @hysterian.public

기록 및 출판, 전시 등 읽고 쓰고 만듭니다. 문화예술기획자 이자 히스테리안 출판사 대표 강정아와 예술가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예술프로젝트 또한 히스테리안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히스테리안 인스타그램 계정] 

이러한 과정들은 평소 그냥 지나쳐 버린 순간들을 붙잡게 만들어준다. 지금 당장은 안 보이지만 자꾸 곱씹게 한다. '아 나 원래 이런 거 관심 1도 없었는데' 했는데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뭔가 하고 있다. 이것이 먹고사는 문제와 가까워지고, 내가 살고 있는 도시에서 선택 가능한 것들을 살피게 되면 관심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또, 도시에서 컨텐츠를 소비한 이후 발생하는 부작용이 자신에게 하나둘씩 영향을 미치게 되면, 그것이 큰 틀에서 삶과 연관되어 같이 움직일 수밖에 없음을 깨닫게 된다. 


더 이상 도시에서 펼쳐지는 일시적이면서도 순간적인, 도발적이고 다양한 이벤트들이 마냥 좋기만 한 가십거리로 여겨지지 않는다. 도시환경을 만들어가는 다양한 요소들마다의 성질, 기능, 역할에 따라 각각의 도시를 바라보고 해석하며,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에 맞는 해결책을 만들어 가야 함을 알게 된다. 도시문제로 인한 부작용과 그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한 책임감은 한 사람의 문제인식으로만 해결되기 어렵고, 구조적으로, 정책적으로, 공공의 영역에서, 민간의 영역에서 각자의 역할을 해내야 가능하다. 상권의 활성화와 경제적 관점으로만 도시를 해석하고 만들어가는 것에는 한계가 있고, 눈에 보이지 않지만 세대와 시대를 거쳐 지속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구조가 동시에 작동되어야 한다. 결국, 이러한 큰 틀에서의 인과관계와 구조를 일상에서 가까이 다가가서 보려면 도시가 변화하는 과정에 나를 놓아두어야 하고, 다양한 성격을 가진 도시행위자들이 발산하는 메시지와 표현 방식에 대해 보고, 느끼고, 이해해 보려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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