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by 서울경별진

노래는 잘 못하지만 부르는 걸 좋아했다. 지금은 하도 안 불러서 엉망이다. 노래방을 가본 지가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 난다. 가끔 혼자 운전하거나 좋아하는 음악이 나오면 차 안에서 따라 부른다. 음악은 우리 삶의 의식주와 같이 살면서 가장 밀접한 것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음악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하루 종일 음악을 듣는다. 출근길부터 퇴근길, 자기 직전까지 하루 종일 음악과 함께한다. 그만큼 음악도 수없이 많다. 아직도 못 들어본 노래들이 참 많은 것 같다. 나는 좋아하는 음악을 반복해서 듣는 것을 좋아한다. 좋은 건 계속 들으면 더 좋아진다. 한곡 반복을 좋아하다 보니 어쩌면 다양한 음악을 잘 모르는 것 같기도 하다. 어릴 때는 신나고 리듬이 많은 음악을 들었는데, 지금은 조용하고 잔잔한 음악을 더 자주 듣는다. 하지만 기분이 다운되는 날이면 신나는 음악을 듣는다. 노래를 들으며 운 적은 별로 없지만, 얼마 전 가사 때문에 눈물이 난 적이 있다. 부르는 이의 목소리에 진심이 담긴 노래만큼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도 없는 것 같다. 이런 문장을 본 적이 있다. '우리는 언제나 감동받기를 원한다.' 감동을 전달하는 가장 좋은 도구가 있다면 진심 어린 그의 목소리 같다. 세상에 하나뿐인 그의 목소리.


노래는 마치 고백 같다. 나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말해주는 것처럼, 또는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일수도, 아니면 정말 사랑 고백일 수도 있다. 그의 목소리로 좋아하는 단어들을 듣는 것이 참 로맨틱하다. 나는 사랑 노래를 좋아한다. 내가 가장 로망 하는 것, 사랑. 애정결핍은 아니지만 사랑이야기를 좋아한다. 책은 심오하고 철학적인 것을 좋아하지만 영상이나 음악은 언제나 사랑이야기를 찾는다. 부르는 이의 자작곡이라고 하면 마음에 더 와 닿는다. 호기심 많은 나는 그의 진짜 이야기가 궁금하기 때문이다. 사랑일 수도 있고, 감수성일 수도 있고. 그래서 한곡 한곡 오래오래 감상한다. 그리고 나의 취미인 가사 해석하기도 즐기면서 말이다. 나는 가수들의 앨범 정보, 곡 정보를 듣는 것과 읽는 것을 좋아한다. 음악을 들으면서 그가 음악적으로 받은 영감과 감성들을 조금이라도 더 잘 느껴보고 싶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 작가의 시대적 배경과 뮤즈, 영향받은 것들이 궁금해서 역사책까지 들여다본다. 그러면 조금은 그들의 감성을 느낄 수가 있다. 클래식 같은 경우에도 자료들이 남아 있어서 음악적 배경을 찾아볼 수 있지만, 요즘 가수들의 음악적 배경을 발견하기란 영 쉬운 일이 아니다. 어쩌면 내가 찾는 그런 배경이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그마한 것들이라도 알고 싶고, 배우고 싶다. 음악을 들으며 곡에 대해 더 잘 이해하고 싶은 나로서는 조금 아쉽다. 그래서 곡정보, 앨범 정보, 인터뷰 기사들로 아쉬운 마음을 달래 본다.


노래 가사들을 들여다보면 내가 평생 해보지 못한 처음 해보는 말들도 있고, 말로는 하기 어려운 단어들도 있는데 노래를 따라 부르다 보면 그 말들을 어렵지 않게 할 수가 있다. 좋은 음악 뒤에는 좋은 글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노래를 통해서 우리는 해보지 못한 단어들을 이야기할 수 있다. 그리고 부를 수도, 전할 수도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노래로 프러포즈를 하거나, 축가를 부르는 것 같다. 말로는 어려운 이야기들을 멜로디와 함께 전달할 수 있으니 말이다.


노래는 편지일 때도 있고, 이야기일 때도 있고, 고백일 때도 있다. 그래서 부르는 이의 목소리에 진심이 함께 묻어 나오는 노래를 들으면 너무 좋다. 내 마음속으로 그 고백들이 쏟아지는 것 같다. 3분 동안 그의 목소리로 그의 이야기를 듣는다. 어느 날은 3분이 짧게 느껴진다. 그래서 계속 반복해서 듣는 것 같다. 더 듣고 싶고, 듣고 싶다. 나는 오늘도 그의 노래를 듣는다. 사랑이 별처럼 쏟아지는 것 같은 노래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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