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사전 - 괜찮은 만큼만 허용하며 살자.
경험해야만 풀 수 있는 문제
시간이 흐른 뒤에 알 수 있는 답
삶이 끝날 때까지 답을 찾을 수 있을까?
오답으로만 살아온 줄 알았는데
풀고 보니
내 인생 모든 것이 정답이었다.
채점자는 나니까.
나를 탐구해 보기로 했다.
사실 내가 탐구까지 할 정도로의
신비로운 존재는 아니다.
하지만 탐구해야 할 사람들이 많다.
나를 힘들게 하는 여러분이 아주 많다.
내가 힘든 원인을 찾고 싶다.
그래서 먼저 나를 자세히 살펴보기로 했다.
무표정한 내가 어색하게 느껴진다.
환하고 해맑게 웃던 게 언제였던가?
사회생활 30년 차
지금은 너무 많이 변해버려 어떤 게 진짜 나인지 모르겠다.
그래서 나 탐구 사전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나를 정확히 알아야 너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제1화
이력서 작성할 때 제일 먼저 쓰는 이름
똑같은 게 없고 달라서 붙여진 것
이름이 나다.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이름을 바꾼다고 한다.
점을 봤는데 이름이 안 좋아서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내 이름도 지적했다.
내 이름이
진짜 진작에 바꾸어야 할 이름이라고 했다.
부모님이 자식 이름도 정성 들여 짓지 않았다고 한참을 원망하다 끊었다.
나도 이름을 바꿔야 하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선생님은 출석부 이름을 술술 잘 부르다 약간 뜸을 들인다. 김~~
역시 예상했던 대로 내 이름이었다.
아이들이 모두 웃는다.
학년이 바뀔 때마다 겪는 일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아이 때부터 중년여성의 이름을 가지고 있었던 거였다.
웃지 않을 수 없었던 거지.
또 하나의 기억이 떠올랐다.
소독하러 온 어르신 소독을 마치고 나서 “이름 요“.
내가 이름을 말하면
얼굴은 젊은데 나이 든 이름이라고 했다.
그다음 방문 때도 그렇게 말했다.
나이 든 이름? 이름이 늙어서 병도 빨리 온 건가?
마흔넷에 직장암 수술을 하고
항암과 방사선 치료로 힘든 시간을 보낸 날들이 떠올랐다.
점점 모든 게 이름 때문인 것 같아 기분 나빠졌다.
이름을 당장 바꿔야겠다.
기왕이면 아주 오래오래 살 이름으로 바꾸기로 마음먹었다.
개명은 어렵지 않았다.
이전 이름은 하나둘씩 서류에서 사라졌다.
이전의 나도 사라지고 새롭게 태어난 것 같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은 이름이 이쁘다고 한다.
이름만 바꿨을 뿐인데 자신감도 생기고 난 달라졌다.
그렇게 동생과 나는 새로운 이름으로 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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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이 뭐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