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비었다는 건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뜻이다.
보드카 1.5oz (45 ml)
오렌지 리큐르 0.5oz (15 ml)
신선한 라임(레몬) 주스 0.5oz (15 ml)
크렌베리 주스 1oz (30ml)
코스모폴리탄만큼 다양한 맛과 향을 거부감 없이 느낄 수 있는 칵테일이 있을까? 코스모폴리탄은 투명한 선홍빛에 산뜻한 향과 적당한 도수를 자랑하는 술로, 섹스앤더시티의 주인공이 좋아하는 칵테일로 알려지며 유명세를 탔다.
'코스모폴리탄(Cosmopolitan)'이란 '문화적 다양성을 포함하고 있는 상태'를 뜻하는데, 레시피를 보면 이름의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코스모폴리탄에는 오렌지, 라임, 크렌베리가 사용되는데, 각 재료는 각각의 독특한 향과 맛을 가지고 있다. 섞이기 어려운 이들을 한 데 아우르게 하는 것은 바로 아무런 맛도, 향도 나지 않는 '보드카'이다. 보드카를 다른 술로 바꿔보면, 코스모폴리탄의 자연스러운 맛이 느껴지지 않는다. 맛이 인위적이고 재료들이 따로 논다. 어쩌면 다양성을 품기 위해서는 자신의 색을 드러내는 것보다, 투명하고 맑은-나아가서는 텅 빈 상태가 가장 좋은 상태일지도 모른다.
1. 이름처럼 레시피에도 다양성이 존재한다. 비율을 조절해보자.
위에는 IBA(International Bar Association)의 레시피를 적어뒀지만, 나도 IBA의 레시피 그대로 코스모폴리탄을 만들지는 않는다. 내 입맛에는 보드카 1.5oz와 그 외의 재료들을 모두 1oz로 통일하는 게 가장 좋다. 각자 입맛이 다를 테니, 비율을 조절해 내 혀와 눈이 가장 즐거운 비율을 찾아내자.
2. 중요한 건 온도, 잔과 재료를 모두 차갑게 해 두자.
상온의 코스모폴리탄과 모든 재료들을 차갑게 해 둔 코스모폴리탄은 완전히 다른 칵테일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코스모폴리탄은 차가운 상태에서 각 재료의 시트러스함이 활짝 핀다.
3. 그냥 보드카 말고, 레몬향이 나는 시트론(Citron) 보드카를 사용해 다양성을 더해보자.
오렌지 리큐르와 라임주스, 크렌베리로도 이미 충분히 다양하지만, 레몬향이 더해진 보드카를 베이스로 쓴다면 더욱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레몬향이 더해진 보드카는 '무취'는 아니겠으나, 무색 무미인건 여전하다. 다양성을 품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뜻이다.
3. 크랜베리 주스 말고, 100% 크랜베리 원액을 사용해보자.
크랜베리 주스에는 얼마간의 설탕이 함유되어 있다. 좀 더 드라이하게, 재료 본연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크랜베리 원액을 사용해보자. 선홍빛 색상도 더욱 진하게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