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했던 네 황제의 해의 시대상
이번에는 로마 권력층의 역사를 기록한 1차 사료로 한국어로 번역된 것이 있는지 찾아봤다. 찾아보니 푸블리우스 코르넬리우스 타키투스(Publius Cornelius Tacitus)의 <역사(Historiae)>가 있었다. 지난번 내가 읽은 <게르마니아>의 저자이기도 하다. 이미 2011년에 고려대 사학과 김경현 명예교수와 충남대 차전환 명예교수가 라틴어 원전을 번역했는데, 한 때 절판되었다가 적지 않은 독자들의 재판 문의로 올해 8월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갈바-오토-비텔리우스와 베스피시아누스로 이어지는 혼란했던 네 황제 시대를 다뤘다. 오늘까지 현존하는 것은 5권 초반부까지이며, 이후 내용은 소실되었다.
제1권은 네로의 혼란을 수습하고 즉위한 갈바의 황제 즉위 후 시대상을 보여준다. 갈바가 즉위한 이후 시대상은 상당히 혼란스러웠는데, 네로를 끌어내린 근위대장 사비누스는 모반으로 인해 처형되었고, 그 외 정치인들도 숙청으로 피로 물든 시기였다. 갈바가 이미 노약해진 상태라 후계자를 선정하기 위해 양자를 입양하려고 했는데, 당시 실권자는 징정관 티투스 비니우스, 근위대장 코르넬리우스 라코와 해방노예 마르키아누스 이켈루스였다.
비니우스는 양자로 마르쿠스 오토를 지지했고, 라코와 이켈루스는 지지를 보류한 상태였는데, 갈바는 리키니아누스 피소를 양자로 들인다. 피소가 외가와 친가 모두 명망가여서 그랬는데, 이것이 오히려 화근이 되어 오토의 모반을 부추겼다. 게다가 갈바를 지지한 근위대 병사들에게 하사금이 여전히 지급되지 않아서, 이들을 끌어들여서 거사를 기획한다. 거사를 기획하기 전 오토를 견제하자는 부하들의 조언이 있었지만, 우유부단했던 갈바는 결국 오토에게 살해당한다. 오토를 지지했던 비니우스와 양자였던 피소를 살해당하고, 이켈루스도 처형당해, 오토는 권력을 쥐는 듯했다. 하지만 게르마니아 군단들이 또 다른 역모를 꾸미게 되는데, 발렌스의 부추김으로 권력의 야망을 품은 게르마니아 총독 비텔리우스가 반란의 중심이 되었다.
제2권에서는 무대가 잠깐 유다이아로 바뀐다. 거기에는 베스파시아누스와 무키아누스가 유다이아 전쟁을 지휘하고 있었는데, 이들은 오토와 비텔리우스의 내전을 관망하게 된다. 비텔리우스는 포강과 알프스 산맥 맥주변의 평지를 장악하며 플라켄티아를 공격했지만 실패하게 되어 크레모나에 주둔하게 된다. 하지만 발렌스와 부하들의 기지로 결국 오토에게 승리하게 되며, 오토는 내전을 책임지고 자살하게 된다. 비텔리우스 이후 로마에 입성하는데, 그도 네로 못지않게 방탕함과 자만심과 태만으로 가득 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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