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치아 교정이 끝났다.
치아교정의 끝은 언제일까요.
아들의 치아교정이 드디어 끝이 났다. 초등 5학년 여름부터 시작한 치아교정은 어느덧 만 4년이 지나 지난주에 2차 교정을 마무리 지었다. 아들은 2급 부정교합으로 1차는 턱교정을 먼저 하고 중학교 2학년이 되어서야 2차 치열교정에 들어갔다. 2차 치열교정에 들어갈 때는 발치를 하면 어쩌나 엄청 걱정했는데 다행히 비뚤어진 매복 사랑니 2개만 발치로 끝이 나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아들 치아에 붙어 있던 철붙이들을 떼었다고 해서 교정 치과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치아마다 붙어 있던 철붙이들은 떼었지만 유지장치를 하루 종일 끼고 있어야 한다. 몇달 동안은 하루 22시간 이상 유지장치를 하다가 치아가 잇몸에 잘 정착되면 잠잘때만 껴도 된다고 했다. 비싼 철붙이들을 치아에 붙이고 음식을 먹는 일과 양치하는 일, 철붙이 끝이 아들 입속을 상처 내어 엄청 고통스러워했던 일에 비하면 유지장치를 끼고 있는 것은 식은 죽 먹기에 해당한다. 유지장치를 잘 끼고 관리만 잘하면 원래대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거란다.
교정을 처음 시작할 때는 아들이 무척이나 고생하는 것 같아서 얼마나 마음이 쓰이던지. 괜히 시작했나 자책하는 마음부터 시작해서 교정의 부작용 등 수많은 유튜브 영상과 자료들을 찾아보며 쓸데없는 고민들을 얼마나 했던지. 이제는 그런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기쁘다. 그동안 매번 예약된 날짜와 시간에 맞춰 치과를 가야 하는 것도 꽤나 번거롭고 힘든 일이었다. 고등학생이 되니 시간 맞추는 게 쉽지 않은데 다행히도 고등학교 1학년 1학기 내에 마칠 수 있게 된 것은 정말 다행이다.
아들 치아에 붙어 있는 몇 백만원짜리 비싼 철길을 떼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렸다. 해체하는 작업부터 스케일링, 교정 후 치아 사진 찍기, 유지장치 본뜨기까지 장장 2시간이 넘게 걸렸다. 저녁 7시에 치료실에 들어간 아들은 9시가 넘어서야 나왔다. 아들을 차에 태우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지난 5년간의 시간들을 되돌아봤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채로 교정 치과를 왔다 갔다 했던 시간들을 이제 마무리했다고 생각하니 지치고 피곤한 하루였지만 무척이나 감격스러웠다. 긴 시간 동안 철길을 붙이며 불편했을 아들도 대견하고 바쁜 시간 쪼개며 조퇴하고 시간 맞춰서 아들을 치과까지 부지런히 실어 날랐던 나 자신도 기특했다.
"아들, 교정 끝난 소감이 어때? 치아가 예쁘게 정돈되서 좋지?"
"엄마, 아빠는 왜 우리들 중 한사람도 제대로 된 치아를 안물려주셨어요?셋다 모두 교정해야 해야 하고."
소감을 물어본 나에게 대뜸 돌아온 아들의 답은 원망섞인 대답이었다. 기분 좋은 대답을 원했던 나의 예상은 빗나갔다.
" 비록 교정은 해야하지만 돈을 들여 교정할수 있는 것도 다 복이란다. 일찍 시작해서 이렇게 끝낼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니. 어른되서 교정하면 더 힘들지."
교정하는 내내 얼마나 힘들었을까. 이렇게 이야기하는 아들의 마음도 이해한다. 교정을 시작할때도 처음엔 내켜하지 않았던 아들이었다. 사랑니를 뺄때도 잇몸을 절개했을때도 연예인이 될것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교정을 해야하냐며 불평했던 아이였다. 그러나 교정 전과 교정후 사진을 보니 확연히 달라진 치아를 보니 만족스러워했다.
교정치과 다닌 지 9년째. 둘째는 3급 부정교합이라 6살부터 턱교정하고 올해부터 2차 치열교정에 들어갔다. 교정에 대해서는 오빠보다 선배지만 아직도 교정 진행 중이다. 우리 아이들 덕분에 나는 교정치과 의사 선생님과 어언 10년의 세월을 함께 보낸 사이가 되었다. 이번주에는 막내도 교정 상담받으러 간다. 한 명이 마무리되니 또 다른 한 명이 치아교정의 세계로 들어서게 될 터이다. 진정한 치아교정의 끝은 과연 언제가 될까. 그때까지 교정 치과 의사 선생님이 부디 건강하셨으면 좋겠다. 제발.
*이미지출처: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