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독서모임 첫 책
독서동아리 첫 책으로 광고 기획가 박웅현의 '책은 도끼다'를 추천한다. 이 책은 <인문학으로 광고하다>의 저자인 박웅현이 고등학생인 딸에게 고액 과외 대신 고전강독을 해주기 위해 강의를 시작했다는 딸을 위한 인문학 책 읽기다. 광고인인 그의 독서법은 다독보다는 정독이다. 많은 책을 읽기보다는 한 권의 책을 제대로 읽는다. 책에 밑줄을 긋고, 포스트잇을 붙이고, 메모를 하며, 다 읽고 난 후에는 가슴에 와 닿는 글을 노트에 옮겨 적는다고 하니 책 읽기에 공들이는 정성과 노력은 참으로 본받을만하다. 그동안 열 권의 책 한꺼번에 읽기, 속독하기라는 조바심 속에 진행된 내 안의 독서법들이 왠지 무너지는 느낌이 든다. 그렇게 허둥지둥한 책 읽기는 책을 덮고 나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책 한 권 읽었다는 위안으로만 삼았다니.....
그가 감동받았던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옆에서 읽어주는 것처럼 편안하게 다가온다. 광고인이라 고객에게 쉽게 전달하고자 하는 능력이 출중한 걸까? 읽는 내내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것처럼 따뜻했다. 깊이 있는 책 읽기는 상상력과 창의력이 수반되는 그의 일과 깊은 연결고리가 되고, 가치 있는 삶으로 나아간다.
넓은 여백 위에 달랑 콩 한쪽과 짧은 글이 인상적이었던 풀무원 광고. 광고의 모티브는 판화가 이철수의 <마른풀의 노래>였다고 하니 이철수의 간결한 그림과 글이 떠오르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 김훈을 그도 좋아하니 왠지 공감대가 형성되는 느낌이다. 그 외에도 좋은 책인 줄 알지만 쉽게 읽히지 않는 알랭 드 보통, 고은의 책, 오스카 와일드, 김화영, 알베르 카뮈, 장 그르니에, 밀란 쿤데라, 법정스님의 다양한 작품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 속에 숨어있는 보석들을 찾아내는 힘을 그는 갖고 있다. 책에서 만난 좋은 글들은 그의 노트에 차곡차곡 쌓인다. "맞아 이 글 참 좋았어" 하는 감탄을 연발하면서 책 속으로 빠져들었다. 아이들에게 독서의 좋은 점으로 강조하는 인성과 창의력 신장이라는 명쾌한 답을 그는 보여준다. 새해에 다이아몬드 같은 이 책을 만나서 참으로 감사하다. 다독보다는 정독하기! 박웅현이 소개한 책 다시 한번 읽어보기! 조르바, 안나, 뫼르소의 삶 속으로 들어가 보기!
"이제 저에게 울림을 주었던 책들을 말씀드릴 겁니다. 제가 김훈을 왜 좋아하는지, 알랭 드 보통에 왜 빠지는지, 고은의 시가 왜 황홀한지, 실존주의 성향이 짙은 지중해풍의 김화영, 알베르 카뮈, 장 그르니에, 니코스 카잔차키스에 왜 전율하는지요. 그리고 아무도 이길 수 없는 '시간'이라는 시련을 견뎌낸 고전들의 훌륭함에 대해 이야기할 겁니다."
독서토론 Tip.
1. 이 책에서 기억에 남는 구절, 감동받은 구절 이야기하기.
2. 이 책을 읽고 난 뒤, 내 독서습관과 비교해서 어떤 점을 고치면 좋을까.
3. 저자가 소개한 책 중 읽고 싶은 책 2권만 골라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