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빚어낸, 흔들리지 않는 마음
언젠가부터 나는 사람들에게 같은 질문을 건네기 시작했다. 나이도, 직업도, 지위도 상관없다. 사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되면, 나는 꼭 묻는다.
“요즘, 꾸고 있는 꿈이 있으세요?”
이 질문은 의외로 많은 사람의 눈빛을 흔들었다. 수줍게 웃으며 고개를 젓는 이도 있었고, 기다렸다는 듯 차곡차곡 이야기를 꺼내는 이도 있었다. 그 순간, 나는 알았다. 삶이 아무리 퍽퍽해도, 꿈을 말할 때만은 누구나 반짝인다는 것을.
특히 감탄스러운 건, 삶의 굴곡을 지나온 어른들이 여전히 꿈을 품고 있다는 사실이다. 당황스러울 법한 질문에도 여유롭게 대답하시는데, 그 눈빛은 오히려 젊은이보다 맑고 반짝인다. 잔잔하게 번져와 보는 이의 마음까지 데워주는 빛이었다. 때로는 눈부셔 잠시 숨을 고르게 될 때도 있었다.
그들의 꿈은 들리기엔 말랑해 보였다. 그러나 그 속에는 누구보다 강한 심지가 있었다. 나는 그것을 ‘농익은 꿈’이라 부르고 싶다. 오래 끓인 국물처럼 깊고, 천천히 굳은 젤리처럼 흔들리지 않는 꿈. 마치 계절을 몇 번이고 지나며 더 단단해진 나이테처럼, 겉은 고요하지만 속은 뜨겁게 살아 있는 꿈이다.
그래서 나는 나이가 들수록, 꿈꾸는 사람들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문득, 나도 생각한다. 내가 저 나이가 되면 저렇게 설레는 눈빛으로 꿈을 말할 수 있을까. 세상의 풍파를 견디고도 여전히 작은 설렘을 간직한 채, 꿈에 대해 담담히 말할 수 있을까.
바라건대, 나는 살아가는 동안 꿈을 잃지 않고 싶다. 크고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오늘을 살아가게 해주는 작고 따뜻한 꿈 하나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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