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를 선물한다는 것

찰나의 위로를 전하는 마음

by 서율


저는 누군가에게 ‘향기’와 관련된 선물을 자주 하곤 합니다. 향수, 디퓨저, 차량용 방향제 등 다양한 제품들이죠. 흔히 말하는 향수 선물의 의미, ‘나를 기억해주세요’는 아닙니다. 다만 제가 고심해 고른 향기를 통해 상대가 평온함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물론, 그 순간마다 저를 떠올린다면 기쁨은 배가 되겠지요.


제가 ‘향기’를 좋아하게 된 건 해외 유학 시절 받았던 선물 덕분이었습니다. 힘들고 외로웠던 시절, 몇 안 되는 친구 중 한 명이 제 생일에 건넨 작은 향수였습니다. 독한 향을 좋아하지 않아 그때까지 향수를 쓰지 않았는데, 태어나 처음 경험한 그 향은 은은했고, 부드러웠으며, 따뜻했습니다. 그 순간 지치고 고단했던 마음이 위로받는 듯했습니다.




알고 보니 그 향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물이 샤워 후나 잠들기 전에도 뿌릴 만큼 매니아층이 두터운 제품이었습니다. 이렇게 좋은 향이 있는 줄 모르고 살았다는 게 억울할 정도였죠. 그 향을 알았다면 외출할 때도, 일할 때도 좀 더 기분 좋게 지낼 수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그 뒤로 저는 ‘향기’와 관련된 여러 제품을 경험했습니다. 그러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힘들고 지칠 때, 작게나마 향기로부터 치유될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저는 소중한 이들에게도 향기를 선물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제가 느꼈던 따뜻한 위로를 함께 느끼기를 바라며.


물론 ‘향기’를 선물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상대의 평소 옷차림, 취향, 사용하는 장소와 상황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향이라도 받는 사람에게 어울리지 않으면 선물이 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에게 향기를 선물한다는 건, 그만큼 그 사람을 세심히 생각하고 아낀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선물을 건넬 때면 늘 덧붙여 설명합니다. 힘들 때 잠시 눈을 감고 이 향기를 느껴보라고. 그리고 잠시라도 행복했다면, 그것이 나의 기쁨이라고. 찰나의 위로라도 되고 싶은 마음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혹시 이 글을 읽으며 위로해주고 싶은 누군가가 떠올랐다면, ‘향기’를 선물해보는 건 어떨까요?

짧은 손편지와 함께라면, 그 따뜻함은 오래 기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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