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 스토리> 기억되길 바라나요?

by 찬란한 하루

영화 <고스트 스토리>의 예고편을 보고 난 뒤 이 영화가 조금은 장난스럽게 다가왔다. 천을 뒤집어쓰고 두 눈에 구멍을 뚫은 형체가 귀신이라니! 귀신으로 도대체 뭘 말하려고 하기에 이런 방식을 택한 걸까?

movie_imageZY0QTEXU.jpg 영화 <고스트 스토리> 공식 포스터

영화의 이야기는 간단하다. 작곡가인 C와 그의 연인인 M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다. 어느 날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C는 귀신이 되어 M과 살던 집으로 들어간다. 이별 후 힘들어하던 M은 결국 집을 떠나게 된다. C는 새로운 이들이 들어오는 걸 막고 이 집을 끝까지 지킨다. C도 기다리고 슬픔에 잠기다 결국 집을 떠나고 여정을 하게 된다.

movie_imageE55P9YUQ.jpg 연인 곁에 남아있는 C. 영화 <고스트 스토리> 공식 스틸컷

영화가 연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에 죽음을 초월한 사랑에 관련된 메시지를 전하려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그렇지만 영화를 곱씹고 곱씹다 보니 기억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우리는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주변을 기억한다. 자신과 관련된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그 사람을 기억한다. 기억하는 과정 속에서 스스로 고민한다. 과연 내가 세상을 떠나면 어떻게 기억될까?


사람들은 자신이 세상을 떠나도 잊히지 않기 위해 온갖 기록을 남기려 애쓴다. 자신이 크게 기억될 인물이 아니라면 적어도 자신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라도 잊히지 않으려 한다. 그렇지만 애석하게도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은 서서히 자신이라는 존재를 잊는다. 잊지 않고 영원히 기억하고 산다면 남은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살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자신이 기억되길 바라는 건 어쩌면 욕심일지 모른다. 자신이라는 존재가 사라질 때 오래 기억하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잘 보내줄 수 있는 걸 바라야 하는 것이 아닐까.


만약 사람들이 자신을 잘 보내주고라도 자신을 기억한다면 그건 그만큼 자신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스며든 것이 아닐까. 사람들의 삶에 스며들어 사람들 속에 언제나 나 자신이 녹아져 있는 것이 아닐까. 사람들이 자신을 기억해주길 바란다면 기록을 남기려 애쓰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먼저 생각해주고 배려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자신이라는 존재가 오래도록 기억되고 그리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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