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듣명? 숨듣은 숨듣, 띵곡은 띵곡
띵곡은 띵곡/ 카톡 프로필 음악에 절대 올릴 수 없는 노래들
최근에야 슈가맨을 찾아봤다. 슈가맨 시즌 3은 얼마 전 3월에 종영했는데 90년대생인 나에겐 몇몇 노래들은 초중고 학창 시절에 즐겨 듣었던 노래라 너무도 익숙하고 그리움의 정서가 깃든 곡이다. 프리스타일, 씨야, 이수영이 나왔을 때가 특히 기억에 남는데, 프리스타일의 Y 전주가 흐르는 순간을 글 쓰는 지금도 기억한다. 전주와 함께 진짜 타임슬립 하는 기분을 느꼈다... 진짜 소-름. 방송이 끝난 한참 이후에도 지금까지 길거리 로드샵에서는 슈가맨 플레이리스트가 무한 재생되고, 추억의 노래들은 자연스레 지금의 일상에 스몄다. 이 노래가 나왔던 그때의 내 나이에 느꼈던 감정이 노래가 재생되듯 재생되는 것 무엇... 방송에 나온 헤이즈의 얼굴 표정처럼 마치 감격에 벅찬듯한 얼굴로 노래를 듣게 된다. 그런데...
슈가맨 편들을 하나씩 찾아보다가 유튜브를 통해 재재의 문명 특급을 알게 되었다. 거기에 숨듣명(*숨어 듣는 명곡)을 가르는 편이 나왔는데, 그야말로 숨어 듣는 띵곡이 아니고, 숨어들어야만 하는 곡들이 굉장하게(?) 나왔다. 그중 이걸 내가 그때 어떻게 들었나 싶었던 곡은 걸스데이의 '여자 대통령'이었다. 여자 대통령은 경쾌하고 신나서 멜로디를 절로 흥얼거리게 되는데, 노래 가사를 써놓은 걸 재재가 읽는데... 귀가 썩을 거 같았다. 가사는 이랬다.
우리나라 대통령도 이제 여자분이신데
뭐가 그렇게 심각해 왜 안돼
여자가
먼저 키스하면 잡혀가는 건가
그 애에게 다가가 네가 먼저
키스해
이제 그래도 돼 네가 먼저
시작해
휴... 할말하않... 취소선 그어버려
슈가맨 프리스타일 편에 프리스타일 y를 함께 부른 정희경 씨가 그동안 잠적(?)한 이유에 대해서 말했는데, 당시 프리스타일의 노래가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 스타일과 맞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노래 가사가 너무 오글거려서 무대는 가기는 싫어서 녹음만 하고 바로 뛰쳐나왔다'라고 하는데, 그 멘트 이후 가사를 다시 입말로 들었더니 잠적할만했다... 가사가 무려(?) 'My baby i love you so much forever you and i , i love you oh i love you so much forever you and i'였고, 계속해 후렴구마다 반복되었다...
가사가 단순해 들으면 들리니까 무슨 뜻인지야 알고 있었는데, 멜로디가 좋아서 흥얼거릴 때는 몰랐다. 멜로디 빼고 온전히 구어체로 읽으니 웬 걸, 지금 같아서는 카톡 프로필에 절대 올릴 수 없는 음악이었다. 창피함은 내 몫이다...
씨야 노래가 나오면서 눈물 날 것 같은 느낌 무엇... 자막처럼 그 시절의 설렘이 그대로 전해졌다. '좋은 사람 꼭 만날 거라 했는데, 그 약속 지키지 못할 거 같아. 내겐 그대가 하나뿐이라 다른 사랑 못 할 것 같아요. ' 번갈아 부르며 자기 파트가 끝난 씨야 멤버들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모습을 보니 나까지 해체 후 스트리밍으로만 노래를 들을 수밖에 없었던 아쉬움과 그리움이 느껴졌다. 이제라도 이렇게 방송과 유튜브로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던...
그리고 어제!!! 5월 7일 자로 이수영의 리메이크 앨범이 발매됐다. 이번 리메이크 앨범에는 덩그러니, 라라라, 스치듯 안녕이 담겼다. 이수영은 이번 앨범을 내면서 '20대에는 어쩌면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했을지도 모를 이야기인데, 삶이라는 여정을 지나면서 이제야 나만의 감성을 가지고 부를 수 있겠구나 싶었다'며 10년 넘게 기다려준 팬들을 위한 선물이라고 말했다. 띵곡은 띵곡이다. 리메이크 앨범마저도 최고.
지나간 슈가맨 방송 속 가수들의 노래를 들으며 하루의 확실한 행복을 아주 담뿍 느끼고 있다. 뒷북치는 거 같긴 한데 더 오래오래 뒷북치면서 즐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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