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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수의사 야화 Nov 08. 2021

아침 산책길에서 만난이들

아침 산책길에서 만난이들 – 


반년 전부터 미라클 모닝을 한다고 난리 법석을 떨면서 일찍 일어 났었는데 그래도 산책을 매일 가는 건 아니다. 그러던 중 오늘 문득 내가 만난 나무와 꽃 산책 중에 눈에 들어온 사물들에 대한 기록을 하고 싶어졌다 


사람들은 아침 일찍 건강이라는 목표를 안고 밖으로 나오리라

나 또한 심호흡을 크게 한후 운동화를 단단히 신고 삐리릭 현관문을 조심히 연다. 항상 마주치는 나이든 푸들과 할아버지 한 분,둘은 찰떡 궁합을 과시하면서 쉼없이 산책로 길을 반복한다. 나는 아파트 뒷길로 해서 응봉산 팔각정이 나의 목적지이다, 10분정도 되는 가까운 산책길 

오늘은 지렁이를 두마리나 발견했다 아마도 비온뒤라서 그런지 힘있어 보였다 이렇게 빨리 움직이는 지렁이를 본적이 없다. 아마도 올림픽 단거리 선수일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너무나도 빨리 움직이지만 그래봐도 지렁이는 지렁인지라 뛰어가는듯 보였으나 비슷한 자리였다. 물어보고 싶었다. 왜이렇게 바쁘게 어딜가는지? 무슨 생각으로 이리 빨리도 움직이는지? 참 신기했다. 내 산책로에는 내가 그리 반기지 않는 황토길이있다 맨발로 걷도록 한길. 도대체 세금으로 이런길은 왜 만드는걸까? 문득 그 주변을 일정한 간격을 두고 걷는 사람들을 보니 영화에서 본 좀비 느낌이 들어서 웃음이 났다. 아무 생각없이 그냥 맨발이 최고여 하는 느낌으로 뺑뺑 도는 모습 정말 건강해 지시는걸까? 항상 보이는 할아버지 한분 걷고난후 발을 씻는 수돗가에서 한정없이 물을 틀고 계신다. 그건 폭포수가 아니여요 뛰어가서 잠그고픈 맘 굴뚝이지만 속으로만 백만번 외쳐본다. 계단을 내려오면 또랑으로 흘러가는 물을 덮고 있는 철책을 발견했다. 어머나 또 지렁이 발견 오늘 2마리째다. 난 사실 지렁이를 무서워해서 웬만하면 안보고 눈을 반쯤 감은채로 지나치지만 단거리 선수 지렁이후 또 만나게 되는 지렁이는 이 친구도 참으로 열심히 움직이는데 이번엔 철장아래로 보이는 물쪽으로 움직인다. 빠지빠 안될 것 같아서 큰소리로 외쳤다. 그쪽은 아니야 열심히 갈수록 아닌쪽이야. 니가 내 말을 알아 들을수 있으면 좋으련만. 

얼마전 친구가 오십견이 오면 운동 처방에 철봉 매달리기가 있다고 해서 나도 이틀째 부지런히 1초씩 매달리지만 놀이터를 두번이나 찿고 있다.

오늘따라 비둘기가 우는 소리가 들린다. 사람들이 비둘기는 구구 라고는 소리를 내는지 알고 있지만 내가 들은 오늘의 비둘기 소리는 시꺼시꺼 시꺼시꺼 였다. 세상 시끄러운 일들에 대한 투쟁인걸까? 동물과 예기를 할 수 있다면 내 삶이 좀 더 풍요로울까 생각해 본다. 담쟁이 넝쿨이 아름다운 담 아래로 능소화는 한껏 이쁜 모양을 하고 있다. 약간 웃는 애도 있고 시들어찌그러진 애들도 있고 환하고 이쁜 모습가운데에도 각기 다른 특징을 하고 있어서 애들도 다 다른 모습이구나 감탄 스럽다.

어디선가 산책이란 살아있는 책을 만나는 일이라고 했다. 열심히 책을 읽더라도 산책으로 나의 생각을 다듬고 정리하고 실천을 하라는 말인 것 같다.

책장을 덮고 산책을 가면 책속의 주인공들, 또는 작가를 만나는 것 같기도 하다. 물어보면 가끔 대답해 주는 친절한 작가들이 있어서 나는 산책이 좋다.얼마전 집주변을 산책하다가 그냥 남산으로 향하는 버스가 와서 무조건 탔다. 코타키나 발루가 가장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있는곳이라고 했던가? 내가 살아오면서 지금껏 본 하늘중에 가장 아름다운 노랑 황금색이 붉은색으로 타오르던 모습. 내 인생이 점점 더 아름다워지는 전조증상인가? 감탄을 한 적 이있다. 자연은 가끔 로또 같은 기적 같은 아름다움을 선물한다. 덮썩 그냥 받아도 되는지 모르겟지만 그래 받을만하니까 주시는거겠지 이런 선물은 감히 돈으로는 측정할 수 없을 것 같다. 핸드폰에 한커트 담아본다. 물론 내 가슴에 담은것보단 못하지만 소중한 추억한장이 남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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