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를 작은 종이 한 장으로 끝낼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가장 좋은 점이야 꼬박꼬박 월급이 나온다는 것이고
가장 나쁜 점은 그와 비례하여 건강을 잃어간다는 것이다.
요즘에는 진짜 유독 화가 많이 늘었다.
개인적으로 욕을 사용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에 최대한 지양하고자 했는데
운전을 하다가, 업무 보고서를 작성하다가, 또는 가끔은 그냥 길을 가다가.
나도 모르게 된 발음이 새어 나온다.
거친 사포 같은 사회가 나름대로 민둥민둥했던 나를 끊임없이 갉아내고 있다.
느슨했던 신경을 뾰족한 바늘로 자꾸 찌르고, 알게 모르게 늘어가는 무수한 압박이 가벼웠던 발걸음을 무겁게 짓누른다.
이제는 집이나 가족보다도 더 오랜 시간을 보내고 마주하게 되는 곳인데...
조금이라도 즐기고 싶다던 마음도 옛 저녁에 없어지고 이제는 그저 하루가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라게 된다.
피할 수 있는 방법을 늘 고민하지만 아마 평생을 이고 지고 가야 할 짐이지 않나 싶다.
서서히 무거워져 가는 어깨 위에 짐 때문에 넘어지지 않게 스쿼트나 하고 자야겠다.
2020.11.15_새로운 하루가 밝았지만 아직 어제를 살고 있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