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LIFE : 취재력이 경쟁력이 된 특집, 전국 법원지도
로웨이브는 공부하는 변호사를 위한 법률 미디어인 만큼 전문지식을 다루는 콘텐츠가 많다. 변호사 필자에게 원고를 받아 기사화하는 이유이기도 한데, 이는 잘못하면 변호사들이 기고를 많이 하는 다른 매체와 차별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편집부는 로웨이브 만의 색을 보여줄 수 있는 WORKLIFE 만큼은 타협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제목에서 전해지듯, WORKLIFE는 업무에 도움이 되는 실용 정보나 변호사 업에 대한 자조나 자긍심을 건강하게 나눌 수 있는 캐주얼한 콘텐츠를 지향한다. 주로 3편~5편 정도 되는 기사를 하나의 특집으로 구성하여 소개하는데, 창간부터 1년 동안 아래와 같은 특집이 진행되었거나 곧 소개될 예정이다.
1. 전국법원지도
2. 변호사의 글쓰기
3. 변호사의 개업
4. 변호사의 AI 활용법
5. 가인대회 역대 우승팀의 D-30 족보
6. 신입 변호사를 위한 업무 단축키
7. 변호사를 위한 심리상담소
판례를 요약해서 보여주는 HEADLINE이나 변호사가 판례 해설을 하는 LECTURE, 데이터로 판결 경향성을 분석하는 TREND, 변호사의 커리어 INTERVIEW 등에 비해 편집부의 기획과 편집력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영역이다. 지금 변호사들에게 어떤 콘텐츠가 필요할지 예측하고, 유용한 정보를 취재하고, 기존의 콘텐츠와 다른 차별점을 만들고, 눈에 띄는 콘셉트로 바쁜 변호사들의 시선을 잡아끌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한다.
이 글에서는 창간호 특집, 전국 방방곡곡 출장이 많은 변호사를 위한 ‘전국법원지도’의 기획 배경과 진행 방법, 결과까지를 정리하고자 한다.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재료를 바탕으로,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기사가 되기까지의 과정과 결과이다.
“설문조사 결과, 업무에 유용한 법률 미디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였어요. 변호사로 일하는 데 필요한 실용 정보로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어떤 주제나 소재의 콘텐츠를 다루면 찾아보실 것 같은지 궁금합니다.”
로웨이브 창간을 위해 변호사 심층 인터뷰 시 던진 질문에 변호사들은 이런 힌트를 주었다. 개업 변호사의 사무실 운영 노하우, 저연차 변호사의 경우는 구전되는 실질적인 업무 노하우, 지방법원 맛집이나 주차정보, 블랙펌 정보, 채용정보, 멘탈케어 방법, 서로 업무를 알려주고 위로하고 의지할 수 있는 커뮤니티 등
좋은 소재거리를 도토리 모으듯 쌓아놓고 첫 특집으로 무엇이 좋을지 고민했다. 변호사의 이해도가 아직 높지 않은 편집부에게 “지방법원”이라는 키워드가 눈에 들어왔다. 처음 이 정보를 언급한 변호사님은, 지방법원에 출장 갈 일이 많은데 변호사를 위한 업무실이 있는지, 타지방 변호사도 출입가능한지 일일이 네이버에 검색하는 일이 너무 귀찮아서 누가 한 판에 다 정리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모두가 필요로 하지만 어디에서도 체계적으로 정리하지 않은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자. 변호사라면 소장하고 주변 동료들에게도 공유해 주는 그런 기사를 만들자. 로웨이브의 존재를 알려야 하는 시기, 변호사님들이 자발적으로 퍼뜨릴 수 있는 창간호 특집은 이거다!
#전국법원지도 #저장각 #변호사필수템
대한민국 법원에서 사법부의 조직도를 파악하고, 대한민국 국가지도집이라는 곳에서 전국 법원 정보를 모아놓은 지도를 발견했다.
고등법원과 지방법원 그리고 각 지원들 총 70여 개의 법원을 9개 지역(수원, 인천의정부, 부산, 대구, 광주전주, 창원울산, 대전청주, 강원제주, 서울)으로 나누어 총 9개의 기사로 소개하기로 하고, 업무실 정보, 주차, 카페, 맛집 등 취재한 모든 정보는 지도에도 하나하나 저장하여 링크를 공유하기로 했다.
'카카오맵에서 확인하기 & 퍼가기' (서울・경기・경상권)
'카카오맵에서 확인하기 & 퍼가기' (전라・충청・강원・제주권)
그리고 3명의 에디터들의 취재가 시작되었다. 가치 있는 콘텐츠가 되기 위해선 정확성과 최신정보가 필요했기에 지도나 블로드 등에서 사전조사를 하고 대부분 정보는 전화를 통해 직접 확인했다. 정말 취재의 끝판왕 콘텐츠...
에디터들이 취재한 정보 외에도 변호사들의 정보가 유용할 거라는 판단에 설문조사도 병행했다.
1. 전국 법원의 업무실 여부와 타 지역 변호사 출입가능여부 혹은 이와 관련한 팁
2. 조용히 업무 보기 좋은 카페 정보
3. 전국 법원을 대상으로 이용하기 좋은 주차장 정보
4. 대중교통 관련 노하우
5. 변호사님들께서 추천하시는 법원 근처 맛집
6. 업무실, 주차장, 맛집 외 전국 법원지도에서 꼭 포함되었으면 하는 정보
얼마나 시간이 귀한 분들인지 너무 잘 알고 있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엄청난 제보를 남겨주셨다. 70여 분이 상세하게 설문을 남겨주셨고, 문의하기 메일로 최신 PDF 정보를 보내주신 분들도 계셨다. 법원 근처 프린터 정보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반영하여 문구점 취재를 추가하기도 했다. 기사가 발행된 이후에는 업데이트된 정보를 알려주시는 분들도 있어 빠짐없이 기사에 반영했다.
첫 특집이라 사실 이때는 잘 몰랐지만, 1년 가까이 미디어를 운영하며 변호사님들의 자발적인 의견을 받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뼈저리게 느끼고 난 지금, 이때의 제보는 얼마나 이 정보가 필요했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노동집약적인 취재과정 때문이었을지 기사가 발행되면 큰 반응이 있을 거라는 우리의 기대와 달리 반응은 잠잠했는데, 가장 많은 니즈가 있을 서울 편을 마지막으로 발행한 3월 말이 지나고서야 반응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4월부터 갑자기 방문자 수가 들고 기사 조회수가 늘기 시작했는데, 서울법원지도 덕분에 로웨이브를 찾아온 신규 구독자 분들이 유입된 것이었다. 기대했던 결과가 나왔을 때의 그 짜릿함이란!
서울법원지도는 로웨이브가 현재까지 발행한 기사 중 2번째로 최다 조회수를 기록한 기사이다. (그럼 최다 조회수를 기록한 기사는 뭘까? 변호사님들의 최대 관심사도 WORKLIFE에서 나왔는데... 그 결과는 이어지는 조만간의 특집에서 소개할 예정)
조직에 속해서 일하는 직업인으로서 만족스러웠던 포인트는 완성도가 높은 콘텐츠가 용두사미가 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어쩌면 이런 콘텐츠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매체는 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껏 세상에 없었다는 건 결국 아무도 실행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지. '와 우리가 이런 걸 결국 만들어냈네.' 하는 성공의 경험. 아쉬울 것 없이 만족하는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우리가 만들었다는 경험이 귀한 동기부여가 되어 앞으로 나아가고 성장하게 한다.
흔히 하늘 아래 새로운 콘텐츠는 없다고 말한다. 좋은 콘텐츠란 보도 듣도 못한 새로운 기사일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깰 수 있게 해주는 특집이었다. '정보를 모으는 것만으로도 가치 있고 경쟁력이 있는 콘텐츠가 된다'는 생각은 독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명확하게 파악하는 데서 출발한다. 모든 훌륭한 콘텐츠가 그렇듯.
그렇게 만들어진 기사가 궁금하다면.
https://www.lawwave.kr/feel/153?category=worklife&pag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