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만 회원 달성 기념 커뮤니케이션 리뷰
이직 후 담당한 첫 번째 프로젝트 실행 후 마케팅본부 월간 리뷰까지 마쳤다. 회사에서 조직 차원으로 정리했다면, 이 글은 나를 중심으로 기록을 남기는 과정이다.
6월 말 즈음 앱 가입자가 600만 명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타다와 코로나 이슈로 사라져 버린 마케팅 예산과 브랜딩 차원의 커뮤니케이션을 대신하기 좋은 소재였다.
그리고 나에게는 이직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첫 프로젝트였다.
5월 말 : 커뮤니케이션과 이벤트 기획 시작
6월 초 : 커뮤니케이션용 영상 시나리오 작성
7월 : 커뮤니케이션 및 이벤트 오픈/이벤트 오퍼레이션
7월 말 : 리뷰
목적 : TOM (top of mind : 최초상기도) 및 인지도 증대 = 필요할 때 우리 브랜드가 생각나도록
종류 : 커뮤니케이션 + 이벤트
앱 서비스 회원 수로 600만은 그다지 대단한 숫자는 아니다. 하지만 운전면허 보유자만 가입 가능하다는 허들을 생각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우리나라 운전면허 보유자는 약 3천만 명으로 600만 명은 그중 20%에 해당한다. 우리나라 전 인구가 면허가 있다고 가정한다면 천만 명이라는 회원을 달성한 것과 같다는 뜻이다. 이런 의미를 600만 명이라는 현실감 떨어지는 숫자가 아닌 피부로 느껴지게 표현하고 싶었다.
그렇게 결정된 메인 카피 : 면허 보유자 5명 중 1명이 사용하는 앱 서비스
카피부터 데이터로 접근했으니 이번 커뮤니케이션은 모두 데이터를 활용해 보기로 했다.
업계 최초 600만 회원 달성
브랜드 히스토리
브랜드의 역할 :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제시
감사 메시지 & 앞으로의 계획
우리가 하고 싶은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보고 싶게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까? 그동안 쌓인 사람들의 이동과 관련한 데이터를 활용해 영상으로 만들어보자!
서비스 출시 이후부터 지금까지의 누적 데이터와 이를 통해 만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사람들이 흥미롭게 볼만한 데이터를 고민해 스토리보드를 작성했다.
앱에서 진행할 이벤트는 대상을 회원들로 하는 만큼, 그동안 우리 브랜드를 많이 이용해온 충성 고객들에게 서프라이즈 이벤트를 진행하고 싶었다. 대부분의 이벤트가 그렇듯이 ‘이벤트 합니다. 참여해 주세요’라고 공지하고 참여자들 중에 몇 명을 선정하는 형태가 아닌, 모든 고객을 대상자로 보고 따로 이벤트에 참여하는 과정 없이 서프라이즈로 바로 당첨자에게 발표하는 형태로 진행해보고 싶었다.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만큼 이용 가능하다는 우리의 USP(Unique Selling Point) 를 활용해 각 부분 최다 이용자를 수상하는 깜짝 어워즈를 기획했다.
선물은 여름휴가시즌에 맞는 여행과 관련한 제품과 함께 재미요소가 가미된 위트 있는 감사패/메달/트로피 등을 직접 제작하여 선물과 제공하는 안으로 준비했다.
회원이 아닌 잠재고객을 포함한 mass 대상의 SNS 이벤트는 인스타그램에서 휘발성 메시지인 스토리 이벤트를 기획했다. 피드에 기록이 남지 않아 참여율이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었는데, 인스타그램 계정을 담당하는 담당자도 다행히 이에 동의하였으며, 이번 기회를 통해 참여율이나 반응을 기존과 비교해 보기로 했다.
커뮤니케이션 콘텐츠와 이벤트에 필요한 정보 그리고 사람들이 재미있어할 만한 것들을 예상하여 항목을 뽑고 필요한 데이터를 CRM팀에 요청한다. 누적 데이터, 어워즈 수상자를 선별하기 위한 고객 이용 데이터, 내비게이션에 저장된 목적지 데이터까지~
CRM팀에서는 추출 여부를 체크하고 내가 의도한 목적 맞는 다른 데이터를 역으로 제안해 주기도 했다.
이번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인 영상 콘텐츠와 트로피를 BX팀에서 제작했다.
깜짝 어워즈의 선물로 나는 재미를 전달할 수 있는 감사패를 기획했으나, 자칫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완성도 떨어지는 결과물이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BX팀의 의견을 반영해 패키지까지 제대로 된 트로피를 만들기로 했다.
타이트한 예산 내에서 멋진 트로피를 제작하기 위해 담당자는 을지로 골목의 금속 가공업체를 다니며 직접 감리까지 꼼꼼히 확인해 주셨다. 정말 감사합니다.
타 프로모션 제휴 진행 중인 쌤소나이트와 협의하여 캐리어를 선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해 주었고, 이런 이벤트를 처음 진행해보는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이를 테면 제세공과금 납부방법과 같은 류의 것들..
전략커뮤니케이션팀에서는 영상으로 제작한 커뮤니케이션의 메시지를 기사의 형태로 배포했다.
그동안 내가 해오던 일과 완전 다른 일이어서 고민과 실행하는 단계 하나하나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완성도도 떨어졌다.
가능한 것과 불가한 것을 판단하기에 경험이 부족했다.
전체적인 플로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일정관리에 서툴렀다.
이벤트 기획 시, 대여 차량에 선물을 숨겨놓는 보물찾기 아이디어가 있었으나, 차량관리팀의 협조가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 드롭되었다.
재미요소로 활용하고 싶었던 콘텐츠 중에 내비게이션 초성 검색 목적지가 있었다. ㅅㅌㅂㅅ, ㅇㅁㅌ, ㅈㅇㅅ, ㅎㅍㄹㅅ 등.. 타 브랜드명이 정답인 콘텐츠를 내보낼 수 없다고 결정되어 최종 드롭되었다. 난 이거 재미있을 것 같았는데…
(초성 퀴즈의 정답은 스타벅스, 이마트, 주유소, 홈플러스)
감사 이벤트로 차량에 충전기와 핸드폰 거치대를 비치하자는 아이디어도 있었으나, 과거 경험상 일주일도 안돼 모두 사라지고 만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건전한 공유문화가 정착되어 꼭 실행해 볼 수 있는 날이 빨리 찾아오면 좋겠다.
첫 프로젝트라는 욕심과 새로운 걸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아이디어를 내고 동료에게 들었던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도전했고 이런 일들을 실행하면서 크고 작은 이슈들이 있었다.
응모하지 않은 사람을 대상으로 수상과 선물을 지급하는 과정은 이곳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렇다 보니 제세공과금도 회사에서 모두 부담해야 했으며, 수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고려할 점들이 많았다.
인스타그램 스토리 이벤트를 진행해보니, 담당자가 주말에도 메시지를 모두 저장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본의 아니게 황금 같은 주말 업무 부담을 드려 죄송합니다.)
'이래서 매번 같은 이벤트를 하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회사도 나도 많은 경험을 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았을까 합리화해 본다.
준비할 때는 미처 몰랐으나 지나고 보니 흔치 않은 대규모 커뮤니케이션이었고, 유관부서도 많은 프로젝트였다.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에 고려사항과 제약이 많아서 당황하면서 업계 1위 서비스라는 것을 새삼 실감했고, 과거 뾰족한 타깃을 대상으로 하던 기획에서는 리스크를 안고 시도해 보던 것들을 이번에는 모두 해볼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처음이라 많은 아쉬움이 남는 프로젝트인 만큼 꼼꼼하게 L&L (Lesson and Learn)을 정리했다. 내년 브랜드 10주년을 맞는 커뮤니케이션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내년엔 회사 상황이 좀 더 나아져 이왕이면 빵빵한 예산으로 재밌는 시도들을 많이 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