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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리 Bori Sep 17. 2020

브랜드마케팅팀의 브랜드 인덱스 조사

카셰어링 하면 어떤 브랜드가 가장 먼저 떠오르십니까?

마케팅을 좋아했던 대학생 때 내가 특히 좋아했던 과목은 소비자행동론, 시장조사론, 경영통계, 경영과학 등이었다. 마케팅 중에서도 번뜩이는 아이디어 보다는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시장조사 분야가 흥미로웠는데, 아쉽게도 졸업 후 패션회사의 재무팀으로 입사한 내가 약 10년 동안 회사생활을 하면서 조사와 통계 분야를 접할 일은 없었다. 


쏘카에서의 OJT 때 나를 기다리고 있던 업무 중 반가운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브랜드 인덱스 조사


고객과 브랜드의 현 위치를 파악하는 조사를 정기적으로 실행하고 있었다. 브랜드마케팅팀으로 이직하면서 막연하게 브랜드의 체계적인 관리방법을 경험하고 싶다고 희망했었는데, 생각하던 실체가 눈 앞에 구체적인 형태로 그려지는 순간이었다. 


이번 글에서 다루고자 하는 브랜드 인덱스 조사 업무의 이해를 위해, 먼저 소비자 조사와 관련한 종류별 특징을 간략하게 정리해 보았다.  


시장이나 트렌드에 대한 조사 

- 시장 조사 : 소비자 니즈를 통한 세그먼트와 대체재, 경쟁재, 보완재 등을 파악

- 트렌드 조사 : 소비자의 관심이나 소비행태에서 나타나는 흐름의 방향성을 파악

- U&A 조사 : 어떤 상황에서 어떤 소비 활동을 하는지, 그 이유 그리고 어떻게 이용하는지 소비자의 행동과 태도를 파악 (Usage & Attitude 약자로 소비자의 이용행태 조사라고도 함) 

-> U&A 조사는 조사 범위에 따라 시장/트렌드 조사로 활용되기도 하고 아래 브랜드 차원의 조사로 활용되기도 한다.


제품/서비스에 포커싱 된 조사로는  

- 컨셉 조사 : 출시 전 컨셉 단계에서 시장성을 파악

- 테스트 제품 조사 : 테스트 제품으로 조사를 통해 수정 사항 등을 파악

- 초기반응 조사 : 신제품 출시 후 초기 반응, 사용자들의 이용 후기 파악

-> 어느 시점에 조사를 진행하느냐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 확인하고자 하는 것은 비슷하다.


브랜드 차원의 조사로는 

- 브랜드 이미지 조사 : 소비자 머릿속의 브랜드가 어떤 세그먼트에 어떻게 자리하고 있는지 파악

- U&A 조사 : 특정 브랜드에 대한 선택 이유, 이용 행태

- 브랜드 인덱스 조사 : 브랜드 현황과 흐름을 파악하고자 정기적으로 진행하며, 위의 브랜드 이미지와 U&A 조사를 포괄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글에서 리뷰하고자 하는 브랜드 인덱스 조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드 관리를 위해
브랜드 이미지나 이용행태와 같은 데이터를
주기적으로 체크하여 현황과 흐름을 파악하고,
앞으로 전략에 참고하기 위해 분석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브랜드 인덱스 조사 업무는 작년의 조사를 리뷰하고 올해는 어떤 목적으로 이전과 어떤 차이를 두고 진행할 것인지 방향성을 논의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브랜드 인덱스 조사의 목적

- 사람들이 우리 브랜드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브랜드 status 파악 

- 고객에 대한 이해도 향상

- 고객 경험 측면에서 만족/불만족 요소 파악

- 각 지표 결과를 통한 마케팅 전략의 방향에 반영


2020년 조사의 차이

(이 부분은 입사 전, 마케팅 본부 차원에서 논의된 의견을 바탕으로 1차 정리가 되어있었다.)

- 조사 범위를 앱 기반의 서비스에서 모빌리티 카테고리로 확장 

- 비교군 확장, 대체재 관련 문항 추가

- 브랜드 이미지와 유저 이미지를 구분하고, 페르소나와 실제 인식의 차이 체크 

- 개별 상품에 대한 인지도/매력도 조사

- 교차 분석을 위한 고객 정보 추가




이제 목적에 맞는 문항을 구성하고 본격적으로 목적에 따라 가설과 질문, 보기 항목을 작성하고 검토한다. 

조사는 분기별로 진행되지만 추이를 객관적으로 비교하기 위해 기본적인 조사문항은 연초에 한 번 세팅되면 중간에 바꿀 수 없다. 때문에 나중에 내 발등을 찍고 후회하지 않으려면 이때 치열한 고민의 과정이 필요하다.


투입되는 시간의 비율은 초안 작성에 30%, 검토하고 수정을 반복하는 과정이 70% 정도 되는 듯하다.

목적에 맞게 질문이 구성되었는지, 질문의 순서가 생각의 흐름에 자연스럽게 맞물리는지, 질문의 순서상 앞뒤 항목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없는지 확인한다. 

검토하다 보면 추가하고 싶은 문항이 생기기도 질문의 순서가 바뀌기도 하는데, 수정을 반복하다 어느 순간 다시 원점에서 문항을 검토하면 처음의 의도 방향이 벗어나 다시 원래대로 되돌리기도 한다. 


어느 정도 검토가 완료되었다 판단되면 팀원들에게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하고, 피드백을 정리한다. 서비스와 브랜드를 잘 모르는 사람의 설문 경험도 확인하기 위해 가족들도 테스터로 동원된다. 

시기별로 시장의 이슈나 회사 내부적인 이슈가 있는 경우 질문을 추가하기도 한다. 4월의 1차 조사의 경우에는 코로나 상황에서의 이용 행태에 대한 문항을 추가해 조사했었다.

실행과 분석은 전문적인 조사기관에 의뢰하여 진행하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전문가의 의견을 고려하여 세팅한다. 


문항 구성

- 브랜드 이미지 파트 : 서비스 인지도, 브랜드/유저 이미지, 선호도, 향후 이용 의향 등

- 브랜드 U&A*파트 : 이동 관련 포지셔닝, 쏘카 이용 경험, 목적, 서비스 만족도, 추천 의향 등

- 고객 DEMO : 가족 구성, 운전 빈도, 자차 소유 여부 등 


설문지 작성 & 검토

- 파트별 파악하고자 하는 목적에 따라 가설과 질문 작성

- 질문에 따른 문항 타입 선택 : 주관식, 객관식, O점 척도, 복수응답/단일응답 등) 작성

- 항목별로 대상자가 다른 경우 표기

- 질문과 보기에 표현단 단어 체크 

- 문항 카테고리 다시 보기

- 질문의 순서 고민, 보기의 순서 고민


파일럿 테스트 

- 응답 시간, 응답자 집중도에 따라 질문 수 적정한지 

- 질문/문항이 의도대로 이해되는지

- 답하고 싶은 항목이 보기에 없진 않은지

- 표기된 단어가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개인별로 다르게 느껴지지 않는지 

 

지난했던 수정과 검토의 무한 루프 과정이 무색하게도, 5일 정도면 조사 실행과 결과가 전달된다. 성적표를 받아 드는 마음처럼 긴장 반 설렘 반으로 조사 결과를 리뷰한다. 

가설과 예측한 부분과 차이가 나는 부분의 결과와 그 원인을 우선 정리한다. 대부분 가설이 빗나가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미처 깨닫지 못한 시장이나 경쟁사의 변화를 인지하게 될 때가 있다.

조사 문항 작성 시 파악하고 싶었던 가설도 교차분석을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쏘카존이 집 근처에 있는 사람은 이용 횟수가 높을 것이라는 가설을 확인해 보고 싶다면 [쏘카존이 가까이 있어서]라는 보기 문항을 가진 질문 '쏘카에 만족하는 이유'와 '쏘카 이용 횟수' 질문을 교차 분석해보는 식이다.

 

이런 식으로 나이/직업 등의 인구통계학적인 문항과 만족도나 이용 횟수 등을 묻는 질문을 교차 비교하다 보면 유의미한 결과들을 발견하게 되고, 그중 다음 조사 시 확인해 보고 싶은 항목들은 따로 기재하여 모아둔다.

마지막으로 지난 조사 결과와 비교하여 전체적인 흐름에 변화는 없는지 체크하여 인사이트를 도출하고 앞으로 우리의 전략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고민한다.

(회사의 브랜드 전략에 해당하는 부분이라 이 부분의 사레는 간단히 패스)


결과 분석 & 인사이트 도출

- 가설과의 비교 : 가설과 반대의 결과가 나오거나 예측치보다 차이가 나는 경우

- 교차분석 : 자차 보유자와 미보유자의 이용 행태 비교, 만족도나 높은 그룹과 낮은 그룹의 특성 비교 

- 추이 분석 : 유저의 연령대 변화, 목적별 이용 추이

- 인사이트 도출

- 향후 브랜드 전략에의 적용점 


이제야 드는 생각인데 '브랜드 인덱스 조사의 목적'을 내 손으로 쓰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조사 결과를 꾸준히 모아두면 고객이나 브랜드를 이해하는데 당연히 도움이 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두 번의 조사 결과를 브랜드 전략에 반영하여 실행하는 과정을 경험한 지금, 왜 BI조사가 필요한지 이제야 명확히 알겠다. 

브랜드 인덱스 조사는 소비자가 브랜드에 대해 갖는 이미지나 서비스 이용 경험을 데이터화 시켜 브랜드 마케팅 전략에 객관적인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한다.





조사 결과를 리뷰하며 느낀 지극히 개인적인 소회 두 가지로 글을 마무리해볼까 한다. 


1.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고객은 우리가 예상한 것 이상으로 똑똑하다. 전략의 변화에 따라 만족/불만족 포인트의 변화가 논리적으로 일치한다. 우리의 전략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으며, 즉각 반응한다. 

2. 카셰어링 브랜드의 TOM(Top Of Mind, 최초 상기도)이나 인지도 모두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다니, 업계 1위인 회사를 다니고 있음이 피부로 느껴졌고 괜히 뿌듯하다. ^^;; 


카셰어링 하면 어떤 브랜드가 가장 먼저 떠오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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