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의 책에는 하나의 테마만 존재해야 합니다. 두 개 이상의 테마를 이야기해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이는 책을 쓸 때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칙입니다.
손님이 가구점에 의자를 사러 왔습니다. 점원은 여러 종류의 의자를 추천했지만 아무래도 손님은 마음에 드는 의자가 없는 눈치였습니다. 보다 못한 점원이 손님에게 의자를 사러 온 이유를 물었습니다. 그러자 손님은 오래전부터 쓰던 의자가 있는데 나사가 헐거워지는 바람에 흔들린다고 대답했습니다. 이 손님의 경우 사실은 새로운 의자가 필요했던 것이 아니라 낡은 의자를 고칠 수 있는 나사와 드라이버를 원했던 것입니다. 손님의 의중을 파악한 점원은 새 의자 대신 나사와 드라이버를 권했고, 손님은 흔쾌히 구입했습니다. 점원의 친절한 대응에 감탄한 손님은 이후에도 새로운 가구가 필요할 때마다 꼭 이 가게를 찾아와 가구를 구입했습니다.
ㅡ 요시다 히로시, 《책을 내고 싶은 사람들의 교과서》, p.66~67
이 이야기는 사토 마사히로가 쓴 <평범한 사람도 슈퍼 세일즈맨으로 바꾸어주는 마법의 세일즈 토크>에 나오는 내용이라고 한다. 여기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단 하나!
"세일즈맨은 고객의 이야기를 잘 들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상대방의 니즈(needs)를 파악할 줄 아는 안목이 우리에게 있느냐 하는 점이다.
위의 에피소드에서 가구점에 의자를 사러 온 사람처럼, 자신이 현재 무엇을 불편하게 느끼고 있는지, 실제로 필요하고 개선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실제로 얼마나 많겠는가.
나는 이 부분을 읽을 때, 의자를 사러 온 손님의 입장을 상담실을 찾아온 내담자로 치환하여 생각해 보았다. 내담자들도 그렇기 때문이다. 많은 내담자들이 심리적 불편감과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상담실을 방문하지만, 실로 자신의 문제를 정확히 인지하고 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만약 자기가 스스로 문제의 핵심을 알고 있고 또 그 문제의 근원과 복잡한 심리 상태 그 모든 걸 다 분석할 수 있다면 굳이 상담사를 찾아올 필요가 뭐가 있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새로운 의자가 필요한 것 같아도 실제로는 의자를 수리하고 고쳐쓸 수 있는 방법을 아는 것이 더 필요하듯이, 내담자들의 경우에도 완전히 자기를 탈바꿈해서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고 싶겠지만 그보다는 과거의 경험과 자기의 내면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 자신의 부정적인 자아상이나 왜곡된 신념, 트라우마, 우울 등을 치료받음으로써 진정한 자기를 회복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것이다. 본인을 스스로 객관화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니까 말이다. 이를 돕기 위해 상담심리사가 필요한 것이고.
그래서 상담심리사에겐 내담자의 필요를 잘 알아차리는 능력이 필요하다. 경청을 잘하는 것만으로는 문제의 개선을 도울 수 없다. 가구점 사장님처럼 손님의 이야기를 잘 듣고, 니즈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진실한 마음으로 손님을 대해야 한다. 가식적인 태도가 몸에 밴 상담사라면, 내담자도 상담자와의 심리적 거리를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1999년 Don Clifton에 의해 시작되었고, Mayerson 재단의 후원 아래 Peterson과 Seligaman이 확장한 VIA(Values in Action) 분류 체계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6개의 범주 아래 24개의 강점과 덕성을 분류해 놓은 것으로, 자기 보고형 질문지로 검사를 하지만 검사 결과의 타당도가 매우 높은 수준이다. 자신의 대표 강점을 찾는 것은 자기의 역량을 키우고 탁월한 결과와 성취를 이루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나의 대표 강점은 '진실성'이다. 24개의 강점 가운데 '진실성'이 나의 가장 큰 덕성으로 나온 것은 너무나 기쁜 일이다. 나는 진실한 사람이고 싶고, 또 평생을 그렇게 살고 싶기 때문이다. 마음을 열어주는 공부방 선생으로서도, 미래의 새로운 직업일 상담사로서도, 한 가정의 든든한 울타리인 엄마이자 와이프로서도, 브런치에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도 나는 평생 진실된 사람으로 살아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