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교사'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밝고 친절하고, 늘 하이톤으로 말하는, 방긋방긋 웃는 모습. 내 겉모습은 그런 이미지지만, 속은 좀 유별난 구석이 있다.
불편한 게 많고, 바꾸고 싶은 것은 더 많은 대문자 T 공립유치원 교사이다.
아이들은 귀엽지만, 현실은 결코 그렇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공립유치원 교사에 대해 잘 모른다. 전국의 교원 50만 명 중, 임용고시에 합격해 발령받은 공립유치원 교원은 단 1만 6천 명 남짓이다. 교사라는 직업 특성상 규칙 잘 지키며 얌전하게 살아온 사람들이 많다 보니, 문제 제기를 자주 하고 불만을 드러내는 교사는 매우 드물다. 그중에서도 교육 정책과 법을 들여다보며, 현실을 조금이라도 바꾸려고 발 벗고 나서는 유치원 교사는 정말 손에 꼽힌다.
나는 바로 그 드문 유형의 불만쟁이 유치원 교사다.
무엇이 천생 유치원 교사를 교실 안에 머무르지 않고 밖으로 나오게 했을까? 유치원 교실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느낀 현실의 문제들, 그 크고 작은 불편함은 곧 시스템의 부조리가 원인이라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나는 이러한 문제를 외면하는 대신, 교육부와 국회의사당을 오가며 해결하려 애쓴다. 현장의 문제를 데이터와 사례로 정리해 정책 자료로 만들고, 직접 현실을 설명하고 해결책을 논의한다. 교실 안에만 머물지 않는 유치원 교사, 나는 오늘도 국회로 출근한다.
"세상은 프로불편러가 바꾼다."는 말이 있다.
나는 단순히 불평만 늘어놓는 사람이 아니라, 변화를 만드는 프로불편러가 되고 싶다. 직장에서는 흔히 말한다. "말 꺼낸 사람이 하는 거야." 불편을 느낀 사람, 바꾸고 싶은 사람이 직접 나서야 바뀐다는 믿음으로 낯설고 높은 국회의 문을 계속 두드린다. 나 개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교육받을 미래를 위해서.
오늘도 까칠하지만 살아남는 공립유치원 교사로서, 교실 밖에서는 날카롭게 현실을 바라보고 아이들 앞에서는 한없이 따뜻하게 임한다. 이 두 얼굴의 교사가 마주한 현실, 그리고 유치원 교사의 작은 아이디어가 국회의 입법으로 이어지는 희귀한 경험까지.
교실과 국회를 잇는, 공립유치원 교사의 솔직하고 치열한 기록을 지금부터 써 내려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