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위한 2계명

목표의 추구와 불행의 회피

by 유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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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여행을 갔을 때 생전 처음 보는 사람에게서 생각지도 못한 질문을 받았다.


Are you happy?


이 질문을 마지막으로 받아본 때는 언제인가? ‘너 행복해?’라는 이 질문은 순간 나를 사색의 늪으로 끌고 들어갔다. 행복은 무엇이며,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가.


사전에서 행복은 「희망을 그리는 상태에서의 좋은 감정으로 심리적인 상태 및 이성적 경지 또는 자신이 원하는 욕구와 욕망이 충족되어 만족하거나 즐거움을 느끼는 상태, 불안감을 느끼지 않고 안심해하는 것」으로 나온다. 나는 사전적 의미에 보태 두 사람의 말을 인용하고 싶다.

미국의 평론가 앤디 루니는 ‘모든 사람들이 산 정상에서 살기를 원한다. 하지만 모든 행복과 성장은 당신이 산을 오르고 있을 때 발생한다.’고 했고, 프랑스의 비평가 알퐁스 카는 ‘불행하지 않으면 행복한 것’이라 했다.

앤디 루니의 말을 구조적으로 살펴보면 행복이 어디 저 멀리 있는 종착점이 아니라 그 종착점을 향해 가는 과정, 다시 말해 목표(꿈)를 쫓는 과정에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반면 알퐁스 카는 뭔가를 쫓는 게 아니라 불행을 회피하는 것에서 행복이 비롯한다고 말하고 있다.


두 사람의 말은 생리학적으로도 의의가 있는데, 우리가 행복감을 느끼는 데는 두 가지 시스템이 있다. 하나는 도파민 계고 다른 하나는 세로토닌 계다. 도파민 계는 계획한 대로 혹은 그 이상으로 뭔가를 이루어 성취감을 느낄 때 작용하고, 세로토닌 계는 고민이 없이 평온한 상태가 유지될 때 작용을 하게 된다. 도파민 계가 앤디 루니가 말하는 행복을 조절한다면, 세로토닌 계는 알퐁스 카가 말하는 행복에 관련되었다고 볼 수 있다.


목표의 추구, 불행의 회피. 이것이 바로 행복의 2계명이다.


평소에 생각하던 행복은 어느 쪽에 가까운가? 지금 당신을 불행하게 하는 것은 어느 쪽인가? 목표가 없거나 목표가 있음에도 그것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못하고 있는 당신의 모습인가, 아니면 가족의 무리한 금전적 요구나 직장에서의 퇴사 압력인가?

잠시 인도 이야기로 돌아가서, 나는 내게 행복하냐 묻는 릭샤왈라들에게 항상 “Yes, I’m happy.”라고 대답했다. 그것은 낯선 사람에게 나의 행불행을 드러내고 싶지 않아 기계적으로 대답을 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혼란스럽고 낯선 인도 땅에서 나 자신이 좋아하는 여행의 모습을 발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이나 중국 정도의 비슷한 문화권을 벗어나 아예 새로운 충격을 맞이하는 것, 한국어를 듣기도 한국인을 만나기도 힘든 정글에 던져지는 것. 그게 바로 당시에 내가 원하던 것이었다. 나는 비록 지저분한 환경과 나를 향한 호기심 어린 시선들 때문에 알퐁스 카가 말한 불행을 겪고 있긴 했지만 내가 바라던 바를 충족해 가고 있다는 앤디 루니의 행복을 더 많이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행복을 구성하는 인체의 두 가지 시스템에 따라 자신의 상황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자.

첫째, 내가 지금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 도파민 계의 행복을 얻기 위해 목표를 분명히 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하루하루 매분 매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자. 예를 들어 나는 장래 이름난 작가가 되고 싶다. 이름난 작가로서 후세에 내 이름을 남기고 싶다. 그래서 나는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글을 쓰거나 글쓰기를 생각하는데 보낸다. 그리고 만 4년이 넘도록 매일 일기를 쓰고, 올해는 매월 한 편의

단편소설을 쓰고 있다. 이 경우 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므로 비록 아직 대성하지 못했지만 스스로의 노력에 대해 만족하고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둘째, 나를 불행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지금 내가 불안하고 행복하지 못하다고 느낀다면 세로토닌 계의 행복을 얻기 위해 무엇이 원인인지를 찾아내고 제거할 수 있는 것은 제거해야 한다. 나는 갚지 못한 학자금 대출과 마이너스 통장이 있기 때문에 이로 인해 금전에 관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다. 생활이 항상 일정하다면 이자 상환에 문제가 생길 수준은 아니지만 여행을 가거나 새 노트북을 사고 싶은 소비욕구도 있고 종종 차가 고장 난다거나 해서 돌발적인 지출이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다. 이런 경우 모든 것을 가질 수 없으므로 최대한 충동적인 소비를 자제하고 구체적인 대출 상환 계획을 세움으로써 불안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행복해지기 위해선 실질적인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그저 “나는 행복합니다.”만 외운다고 행복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행복해질 수 있었다면 지구에 불행한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행복이 눈에도 안 보이고 손에도 쥘 수 없는 귀신같은 허상이 아니라는 건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사람이 행복을 느끼는 경로가 정해져 있기에 목표를 위해 한 걸음이라도 더 노력하고, 불안요소를 최대한 제거하는 간단한 관리만으로 행복해질 수 있다는 사실은 하나의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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