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린 후 남은 것

by 유송

비가 왔다

천둥이 치고 번개가 이는 듯도 했지만

잠시 내리고 그치는 비라고 생각했다


늘 다니던 그 자리에 웅덩이가 생겼다

물끄러미 바라본 자리에

네가 있었다


멈춘 심장을 달래며

너를 바라보았다

바람이 불자

머리칼이 부드럽게 뺨을 휘감았다


물 속에서 나를 돌아볼 듯 말듯하는

너의 애매한 시선이

운동화를 진창에 붙들어 두었다


비처럼 구름처럼

지나가는 사랑이었다

그러나 웅덩이가 마르기까지

나는 진창을 걸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