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오는 날

비 오는 날 너를 기다리며

by 유송

네가 오는 날엔 비가 오면 좋겠다


침대에 주저앉아 구부정하니 창 밖을 보고 있으면
머릿 속에서 무수한 상념이 오색 꼬리를 만들어
귓바퀴 위로 나가서 미간으로 들어오고 다시 정수리에서 분수처럼 솟아난다


손 뻗으면 닿을 듯한 수풀은 작은 빗방울에 눌려 어깨를 움츠리고
잿빛 나비는 안식처를 찾아 팔랑팔랑 팔자를 그린다


무릎을 끌어안고 거북이처럼 목을 내밀고 크게, 숨을 내쉬고
그렇게 눈도 귀도 마음도 젖어드는 그런 날
네가 오는 날엔 비가 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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