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젤리매니아 Sep 12. 2017

[외국영화]코멧

나른한 오후에 보기 좋은 영화


오후에 보면 나른해지기 딱 좋은 영화. 물론 오전에 봐도 나른해지기 좋습니다. " 코멧 " 은 유성우 관측 캠프에 참여하게 된 델(저스틴 롱)이 우연히 킴벌리(에미 로섬)을 만나면서 첫 눈에 반하고, 적극적이면서도 소심한 애정공세를 펼치는 이야기부터 시작을 합니다.델은 사랑을 믿지 못하는 남자. 킴벌리는 진실한 사랑, 사랑에 목말라하는 여자입니다. 그런 델이 킴벌리에게 첫 눈에 반해 애정공세를 펼친다는 것 부터가 아이러니 하긴 하죠.


영화는 과거&현재&미래를 통틀어 델의 기억인 듯, 꿈인 듯 번갈아가며 전개를 해 나갑니다. 많은 분들께서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한 없이 나누시지만 저는 사실 그다지 흥미롭게 보지는 못 했습니다. 일단 타임슬립이라는 소재를 걸고서 6년이라는 시간을 번갈아가며 보여주지만 너무 복잡하게 얽히어져 있다보니 뭘 말하고자 하는지도 잊어먹기 일쑤입니다. 영화란 원체 비현실적인 이야기들이 많으니 그러려니 하겠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을 너무 베베 꼬운 것만 같아서 정신이 없었습니다.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델과 킴벌리. 헤어지고 만날 때마다 델은 킴벌리에게 너와 헤어지고 나서 정말 많이 후회했다며 매달리죠. 하지만 결국은 또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구요. 정말 많은 타임슬립 영화를 봐왔지만 이처럼 해석하기 힘든 영화는 또 처음이네요. 사랑을 하고 있지만 믿지 않기 때문에 사랑한다는 말을 절대 꺼내지 않는 델. 하지만 킴벌리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만큼은 믿고 있던 델. 사실 이 영화에서 가장 마음에 안 들었던 게 바로 델의 캐릭터였습니다.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하면서 델은 단 한 번도 킴벌리에게 진실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 한 것 같죠. 처음에 " 식스센스 " 를 보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한 것과, 킴벌리가 어디로 가는 기차를 탈 지 알고서 쫓아와놓고 여자를 만나러 간다는 거짓말을 한 것과... 꼭 그가 꾼 꿈인지 기억인지 모를 추억들이 모두 거짓말인 것 처럼.


놓치고 나서 후회하는 사랑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어쩌면 델이 차에 치여 죽을 뻔 한 그 순간, 델은 진짜 죽었고 델과 킴벌리의 추억이 델의 사후세계에서 보여진 환상일 수도 있다는 킴벌리의 말은 진실인 것마냥 들렸던 것 처럼... 킴벌리는 델에게 충실했고, 그에게 언제나 환상같은 달콤한 말이 아닌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싶어한 여자였으니까요.


하지만 델은 그 모든 것을 킴벌리와 헤어지고나서 떠오르는 기억 또는 꿈으로서 그녀의 마음을 깨닫습니다. 유성우 즉 별똥별은... 더 이상 빛을 낼 수 없는 죽은 별들이 떨어지는 거라고 하죠. 더 이상 빛을 낼 수 없다는 유성우들의 고통스러운 마음과 그 유성우를 아릅답게 바라보는 사람들. 델과 킴벌리의 추억은 그렇게 아름다우면서도 고통스러웠습니다. 결말은 뭐... 해석하기 나름일 듯 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국내영화]대립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