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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을 보며 뜨개질을 하고 있을 때였다. 시야에서 위화감이 느껴졌다. 시야를 사분면으로 나눴을 때 제1사분면에 해당하는 부위가 불규칙적인 빗살무늬로 뒤덮였다. 조그만 벌레 같은 것이 날아다니는 비문증과는 다르다. 빗살무늬 위로는 사이키델릭한 홀로그램이 방사형으로 퍼져 나간다. 그렇다고 해서 오른쪽 눈이 멀쩡한 것은 아니다. 시야를 가로로 두 번 접은 것처럼 단차가 느껴진다. 사람을 쳐다보고 있으면 목 바로 밑에 가슴이 오는 식이다. 그나마도 끊임없이 조금씩 흔들려서 같은 상을 담을 수 없다. 왼쪽 눈썹 위가 뻐근하기는 하지만 두통은 없다. 오히려 오른쪽 관자놀이가 지끈거린다. 심각한 증상은 5분 만에 잦아들었지만 조그만 불편감은 30분이 지나도록 여전했다. 눈보다는 머리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