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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로 Oct 26. 2024

운전과 유전

22/30


운전 때문에 전전긍긍할 때마다 지금은 세상에 없는 아버지가 떠오른다. 아버지는 자타가 인정하는 베스트 드라이버였다. 택시 기사로도 일했다. 외모부터 성격까지 아버지를 많이 닮은 나지만 운전 실력은 그저 그렇다. 운전은 유전되지 않나 보다.


유체 이탈이니 수호령이니 하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망막이 없는 영적 존재가 보는 이미지는 어디에 맺힐까 고민한다. 하지만 운전석에 앉을 때 만큼은 있는지 없는지 모를 아버지의 영혼이 나를 굽어살펴 줬으면 좋겠다. 내 몸을 빌려 운전대를 대신 잡아 주면 더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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