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역지사지를 해보기 전까지는 스스로를 모르는것 같습니다.
효녀가 되기 위해 결혼을 하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소개팅녀를 보는 순간.
그 사람들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소개팅녀는 흔히 말하는 '사'자 직업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부모님은 사업을 한다고 했고,
별도로 증여 받은 아파트가 있다고 했습니다.
이런 사람을 며느리로 데려간다면,
우리 부모님이 얼마나 기뻐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님을 떠나서 이런 사람과 결혼한다면
평생 걱정할일이 없겠다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내가 평생 벌어야 할 부를
이 사람을 태어나는 순간부터 가지고 있었습니다.
능력녀와의 소개팅은
스스로의 찌질함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해줬습니다.
그녀가 입고온 명품옷들을 보니,
유니클로 셔츠가 부끄러워졌습니다.
취미로 골프를 하고 있다고 하니,
취미로 게임을 한다는 이야기가 부끄러워졌습니다.
나름 자랑스럽게 다녔던 직장인데,
전문직이라는 이름에 부끄럽게 다가왔습니다.
20대떄 이미 버린 감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람은 각자의 길이 있고,
각자의 선택에 따라 행복하게 사는거지.
서울대 나와도 불행한 사람 많고
못 나와도 행복한 사람 많다라는
나이를 먹을수록 당연하게 알게 된 교훈을 잃어먹었습니다.
네,
전 스스로가 부끄러웠습니다.
저보다 잘난 여자를 보니까요.
스스로의 찌질함에 전율했습니다.
그와 동시에 이런 사람과 결혼을 해서 득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표면적인 이야기가 계속 되었던것 같습니다.
소개팅녀도 저에게 큰 매력을 느끼지 않았던것 같습니다.
수백억대 자산가에게
밥을 사주는게 맞는가라는 근원적인 의문이 있었지만,
그래도 밥값을 냈습니다.
에프터를 하지 않은것이 저의 마음인지,
아니면 자격지심의 발로인지를 알 수 없었습니다.
저는 어떤 사람을 만나고 싶은걸까요.
그리고 사랑이라는건 뭘까요.
소개팅을 하고 만남을 가질 수록 더 어려워졌습니다.
후일암이지만,
그 능력좋던 소개팅녀는 자신의 짝을 금방 찾았습니다.
웃음이 아름다운 청년이었습니다.
카톡이 알려준 소식입니다.
이떄쯤
소개팅을 받는게 의미없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실 결정사로 자신의 짝을 찾을 수는 있냐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 사진을 보고 한참을 멍하니 있었습니다.
질투도, 미련도 아닌 이상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어둠을 홀로 가로지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길이 끝나기는 하는가라는 절망감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더 문제는
이 길이 끝나더라도
내가 원하는것이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다음번 소개팅녀는 저보다 10살이 어린 친구였습니다.
결정사 매니저님은 저의 회의어린 이야기에
아하 "어린 친구를 원하시는구나"
라고 생각하신것 같습니다.
(그동안은 거의 비슷한 또래거나 3번째 소개팅녀는 저보다 2살 많았습니다.)
그런 결정사 매니저님을 보며.
한가지 생각을 떠올렸습니다.
정말 어떤 매칭을 해오신겁니까. 매니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