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줏대가 없지, 철학이 없겠니!

1] 우리가 돈이 없지, 안목이 없냐?/ 아무개 지음/ 포르체

by 수박씨

이 책의 리뷰를 쓰려면 왠지, 나도 반말로 해야 할 것 같아.

4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아무개 저자의 조언에 답하기엔, 나도 적잖이 먹은듯해서. 나만 딱딱하고 건조한 문어체로 얘기하기도 뭣하고. 알고 보면 나도 40대거든.

처음엔 굉장한 어른인가 보다 하고 읽었는데,

계속 읽다 보니 나보다 조금 위인 듯하더라고.

나도 어엿한 어른이었던 건가?

마음은 아직 삼십 초반인데,

이젠 누가 봐도 어른인 때인 건가,

이 책을 보며 자각하기도 했지.


어쨌거나 잘 읽혀. 리드미컬한 글도 좋고,

은근한 풍자와 개그도 맘에 쏙 들고,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은 일상들, 생각들을 이렇게 잘 전달할 수 있구나 싶어.

일상을 수집하고, 나열하고, 잘 짜인 글로 보여주니,

나 멋져 보여.

나도 아무개같은 생각 참 많이 했던 거 같은데,

내가 쓰면 이런 맛이 안나더라고.

아마도 아무개 저자보다는 내공 부족하고, 자기 철학도 없이 나이만 먹어버린거겠지.



나라고 자기 철학이 없기야 하겠나!

세상과 적당히 타협하는 게 편한 삶이란 걸 알아버려서인걸 어쩌겠나. 힘들게 한 세상 살고 싶진 않으니까.

가족과 오손도손 남부럽지 않게 살고 싶고, 평화롭게 살고 싶으니까. 이 핑계 저 핑계로 사는 대로 살고 있는데, 저자는 결국 나이가 어떻든 모험을 해보라네. 본인도 그러는 중이라고 말이야.


이것저것 해보고 싶어 하는 내게 남편은 항상 나무랐지.

도대체 왜 결혼하고 나서야 자꾸 뭘 해보고 싶어 하냐고. 이젠 안정된 커리어로 지내야 하는 때라고. 모험은 20대 때나 하는 거라고. 남편의 조언과 더불어, 아이 셋을 나면서는 그러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지. 회사서도 받아 주는 부서도 없어. 콜센터만이 날 반겨주었지. 가고 싶어도 갈 데도 없고, 공부하고 싶어도 시간도 돈도 없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책 읽고 글 쓰는 게 유일하더라고.


그래서 부지런히 글을 올리는 중인데,

읽다 보면 뭐라도 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