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고객센터입니다.
회사로의 복귀 첫날
무려 3년여를 쉬고(그 간 나는 아이 셋을 낳았다) 회사로 복귀했는데, 나에게 새롭게 주어진 직무는 고객상담팀이었다. 처음 복귀하려 했을 때도 이 자리만이 가능했고, 6개월이 지나도, 또 더 기다린다고 해도 이 자리만이 흔쾌히 오케이 해줄 거 같아 휴직 5개월을 남겨두고 복귀했다.
8명이 전부였던 전부서에서는 가장 선배의 직책에도 권위 감 따위 없었고, 타 부서에 질질 끌려가 니기 일쑤였는데, 60명의 집단인 고객상담팀은 그 나름의 체계와 질서가 뚜렷했고, 선배의 권위가 나름 상당히 있어 보였다.
입사 후 한 달은 신입 교육이었다.
고객상담이란 게 너무 광범위해서, 회사 구석구석의 이벤트와 정책을 얕게나마 넓게 아는 것이 중요하고, 그러기에 한 달여의 수업을 엄청난 프린트와 함께 진행한다.
나 외에 신입은 두 명이었는데, 제대로 된 직장은 거의 처음인 친구들이었다. 결론만 말하자면, 교육 후 실무에 투입된 건 나 혼자다. 한 명은 교육 중 퇴사를 두 번 번복했고, 한 명은 그래도 할만해 보였는데, 실무 투입 첫날 퇴사 의사를 밝혔다. 한 명은 업무가 제대로 숙지되지 않은 상태에서 고객응대를 하는 게 부담이었고, 한 명은 앞으로도 계속 전화만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자기가 할 일은 아닌 거 같다고 했다. 한 달간 같이 교육받은 동기고, 복직하고 첫 동료라 맘을 많이 준 탓인지 약간의 타격이 있긴 했다. 그러나 회사생활이 그렇듯, 지금은 잊혀간다.
나는 어땠냐 하면,
나름 이 회사에 그래도 10년여 있었기에 알고 있는 서비스가 얼추 반 이상은 됐고, 프로그램도 많이 쓰진 않았지만 익숙한 화면이기에 어렵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나 혼자 일하던걸 고객한테 알려줄 수 있다는 '희열'같은 것도 든 것 같다. 학과에서 배웠던 도서 상담서비스, 검색 따위의 것들을 상담팀에서 이렇게 많이 하는 줄은 몰랐다.
교육 때는 어려운 콜은 받지 않기 때문에( 대신 기타 문의로 들어오는 고객의 다양한 질문은 제어 불가) 부담감이 좀 덜했던 것도 있다. '이 정도면 해볼 만한데'의 생각이 더 많이 들었고, 정시 퇴근한다는 것, 잘만하면 30만 원의 인센티브가 있다는 게 맘에 들었다.
이게 입사 후 첫 달의 이야기다.
그다음은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