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배우는 중

상담원을 웃음 짓게 한 고객 이야기

by 수박씨

보통 세 달까지는 신입으로 보고, 양 옆에는 베테랑 선임을, 뒤에는 매니저를 배치하여 고객응대 시 잘 모르거나 문제가 생길 때마다 응급처치를 해준다. 그러니까 한 달은 이론 교육, 두 달은 실무교육으로 보면 되겠다.


실무에 투입되자, 고객들의 질문에 머리가 하얘진다. 일단 화부터 내는 고객은 적응이 도무지 안되고 벌벌 떨게 된다.


"은실 씨 쫄지 마요. 우리가 무조건 벌벌 떨 필요 없어요. 고객이 화를 내 든 말든 우리는 규정대로 일단 안내하고, 그래도 안될 땐 팀장님과 상의해보겠다고 하고 종료하면 돼요."


전화를 받을 때마다 심호흡을 하며 다짐한다.

"쫄지말고 규정대로!"


그런데 화내는 고객만 있는 건 아니었다.


12월 3일 한 젊은 남자 고객이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라는 에세이가 창원점에 있는지 물었다. 나는 재고가 충분하니 가서 사시면 된다고 했다. 그러자 후기는 어떻냐고 묻는다. 대충 훑으니 평도 나쁘지 않아, 가볍고 위로가 되는 말들이 많아 후기도 괜찮다고 알려줬다. 고객은 다시 말했다.


"저도 저로 살고 싶어서 그 책 좀 읽어보려고요. 상담원님도 오늘 하루 힘내세요!"


나는 빵 터진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별 말 아닌 것 같지만 힘이 나고 미소가 번지게 하는 인사였다. 신입 상담사에게 첫 웃음을 안겨주신 고객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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