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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느 공무원 May 13. 2016

내 보폭대로 걷기

스무살,

까미노를 걸었었다.


까미노 데 산티아고(Camino de Santiago)

올레길. 둘레길 같은 각종 길의 모델이 되었던

스페인의 순례길.


시작할 때부터 끝까지 걷겠다는 욕심은 없었다.

걷고싶은 만큼만 걷는것이 나랑 친구의 목표였다.


스무살 우리는

우리의 보폭을

우리의 체력을

잘알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를 앞질러가는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조급해하지않고, 서두르지않고,

그저 한발짝 한발짝 걸어갔다.


3일동안 50km를 걸었지만

발에 물집하나 생기지않고

무사히 우리의 순례를 마쳤다.


그런데 이십대의 하루하루에서

내 보폭대로

내 목표대로

걸어가는 것은 쉽지않았다.


후배가 취업을 하고

친구가 결혼을 하면

마음이 한없이 조급해졌다.


내 보폭대로 걸어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데

끝까지 가지않아도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일 수 있는데

스무살에도 알았던것들을

왜 잊고 살았을까


지금 나는 내 보폭대로 내 목표를 향해 걷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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