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퍼스트 슬램덩크

처음의 기억.

by 세삼


누구나 쉽사리 잊히지 않는 처음의 기억이 있다.


물에 처음 빠졌을 때, 자전거를 처음 탔을 때, 이런 기억 가운데 나의 처음 중 가장 강렬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농구공을 잡았을 때다.


어릴 적 SBS에서 <슬램덩크>를 보고 급격히 농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때쯤, 동네 형이 농구공을 샀다. 땅이 고르지 못해 제대로 튀기지도 못하는 농구공을 손으로 쳐가며 갖고 놀던 기억이 있다. 이후 마을회관 옆 공터에 백보드와 링이 설치되었고 나는 그때부터 농구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나는 이 시기에 <슬램덩크>를 만화책으로 완독한다. 중고교 시절 성장 스포츠물은 한 아이를 자극하기 충분했고, 나는 틈만 나면 친구들을 불러 농구를 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원작 완결 후 17년 만의 정식 후속작이다. 작가가 직접 참여해 스토리 라인을 구성, 연출한다는 소식에 팬들은 환호했다. 그리고 마침내 개봉하여 추억을 회상하는 팬들을 영화관으로 불러들였다. 하지만 새로움을 줄 수 있을까? 그냥 추억 회상으로 그치는 1회 성 이벤트로 그칠 것인가 하던 궁금증에 작가는 이렇게 대답한다. 만화책에서 부족했던 송태섭의 서사를 자연스레 담았고 진일보한 경기 장면으로 액션에 감탄하게 했으며, 이미 알고 있던 산왕전 스토리를 담백하게 풀어 팬들의 예측 가능함을 살짝 비틀어냈다.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기대가 되었다. 이거면, 후속편이 나올 수 있겠어! 라고.

영화를 본 후, 난 추억에 시달렸다.

즐겁게 또는 강력하게 즐긴 당시의 기억이 드문드문 일상 속에 나타나 심장을 두근거리게 했다. 여름 방학 내내 공을 던졌던 그때, 여러 대회에 출전해 경기를 한 그때, 농구공 하나 들고 아무에게나 1:1을 신청한 그때.


나의 패스, 호흡, 보폭, 훼이크 그 모든 손맛이 혀 밑으로 감돌았다. 비록 지금은 그때의 설렘이 없지만, 또다시 슬램덩크 신작이 나왔을 때 여전히 기억날 생각이 드니 문득 즐거웠다.


안녕, 나의 추억! 신작으로 꼭 봤으면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