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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슈 Apr 27. 2024

나만의 인생 레시피를 만드는 과정

랩걸(나무, 과학 그리고 사랑) – 호프 자런


긴 시간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며 ‘과학 하는 여자’의 삶을 살아온 한 사람의 인생 한 편을 읽어 내려가면서 우리 인생은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P49 과학은 나에게 모든 것이 처음 추측하는 것보다 복잡하다는 것, 그리고 무엇을 발견하는 데서 행복을 느끼는 것이야말로 아름다운 인생을 위한 레시피라는 것을 가르쳐줬다.


이 문장을 통해 그녀가 과학을 연구하는 삶을 사는 것 자체에 많은 행복을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떤 문제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파헤쳐 들어간 과학은 생각보다 복잡했을 테고, 그 연구 과정 속에서 끝내 결론을 도출해내기 까지 고민하는 과정, 그리고 드디어 결과를 얻어냈을 때에서 느끼는 희열, 그것이 그녀에게 ‘행복’이라니. 진정한 과학자가 아니겠는가!


과학 하는 일을 오랫동안 해오면서 산전수전을 겪었겠지만 이 일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는 여성과학자의 생각들을 읽어 내려가면서 같은 여자로서 멋짐과 부러움에, 심지어 질투심마저 들었다. 과연 보통의 사람들은 자신의 일에 대한 가치를 이만큼 이해하고 그 과정들을 다양한 인생레시피로 채워가고 있어 행복하다고 얼마나 말할 수 있을까. 자신의 일을 이만큼 이해하고 만족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사람들은 각자 하는 일에 대해,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분명 각자의 인생을 위한 레시피가 존재하고 있을 테고, 그 레시피는 각자의 삶의 방향과 흐름에 맡게 적절히 수정될 수도 있을 것이다.

각자의 아름다운 인생을 위한 레시피를 만들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궁금하고 짜릿하다.

모든 사람들의 삶은 존중해야 하고 존중받아야 한다.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삶은 없다. 어른 아이 할 거 없이 모두의 삶은 각자의 스토리가 있다.


내 삶은 어떨까. 지금, 나란 존재의 인생 레시피는 잘 채워가고 있는 것일까.

결혼, 임신, 출산, 복직, 육아, 살림, 일 이 모든 삶을 겪어내는 엄마이면서 여자의 삶은 결코 녹록지 않다.

어떤 직업을 가진 여자들일지라도 결혼을 선택한 이상, 상기 나열한 것들 중 몇 가지 빠지는 것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이 많은 단어의 상황들을 꾸역꾸역 헤쳐나가며 살아내고 있다.


일이 중요하기 때문에 빨리 복직하고 싶은 마음, 경력단절이 두려워 뭐라도 해야겠는 엄마의 심리, 아이를 제대로 키워내고 싶지만 처음 엄마가 되기에 녹록지 않은 육아, 신비롭고 영롱하기는커녕 처음 겪는 임신과 출산의 경험은 또 어떻고 말이다.

내가 겪어온 이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면서,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는 저 여성과학자나 대한민국에 사는 평범한 나 같은 워킹맘 애엄마나 다를 바가 없음을 다시금 느낀다.


'그래, 모두의 삶은 소중해. '


출산을 하고 육아를 하면서 살게 되는 삶은 내가 단 한 번도 살아본 적 없었던, 내 의지만으로 잘되지 않는 , 때로는 모순이 가득한 경험이다. 아이를 키워내는 일은 그 어떤 경험치와 자료들로 배워서 될 일도 아니고 늘 변수가 존재한다. 하지만 일만 하다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할 정도까지 일에 혹은 그 무언가에 매달려봤던 경험이 있었던 ‘여자 사람’은 강인하다.

좌충우돌, 아이와 엄마가 커가는 과정 속에서 겪게 되는 수많은 시행착오들과 기다림. 아이에 대한 믿음, 부모자식 간의 서로 간의 존중 이 모든 것들을 지켜 내기에는 생각보다 ‘엄마 사람’은 경험도 부족하고 많이 초라하다.


P300 모든 나무는 자기 나름의 성장 패턴을 찾아내서 그에 따라 자라는 수밖에 없다.
P329 어떤 부모도 자식들의 삶을 완벽하게 만들어 줄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최선을 다해 그들을 돕는다.
P367 아이는 자라고 있고, 나는 날마다 아이를 조금씩 놓아줘야 한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아이를 놓아주는 길도 고통스러운 과정이라는 것을 배우게 됐다.


청소년 아들을 키우면서 요즘 부쩍 아이와 부딪히는 상황들이 발생하고, 계속 자라고 있는 아이의 생각주머니를 이해하려 하면서도 알게 모르게 부모가 정해놓은 틀 대로 살아가길 바라면서 밑 빠진 독에 물을 붓고 있는 중인 것은 아닐까에 대해 생각해 본다.


‘날마다 아이를 조금씩 놓아줘야 한다.’


솔직히 내 손을 점점 떠나 언젠가는 훨훨 날개를 달고 내 곁을 떠날 자식이기에, 이 아이는 자신만의 인생레시피를 가득 채워나갈 텐데, 세상밖에 던져질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은 것이 부모 마음인 것 같다.


최선을 다해 할 수 있는 만큼 아들을 도울 테지만, 모든 나무들이 자기 나름의 성장 패턴을 찾아 자라나는 것처럼, 내 아이도 자신의 길, 자신만의 인생레시피를 만들어가는 과정 중이니 서서히 곁에서 응원하며 할 수 있는 것들을 챙겨가며 서서히 놓아주는 연습을 시작해야 하겠다.


이 모든 것들이 모두 여자이자 엄마이자 내 일을 하는 멀티풀 한 엄마가 해야 하는 것들이라니.

여자는 참으로 강인하다. 그래서 피곤하다.


'랩걸'을 통해 삶에 열정을 갖고 참고 견뎌내면서 내 일에 자부심을 느끼면서 살아가는 여자이자 엄마, 과학자인 사람의 삶을 이해할 수 있었고, 그 속에서 나를 찾고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 의미 있는 슬로우리딩이었다.


 ‘나만의 아름다운 인생을 위한 레시피’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는 나에게 그동안 살아온 삶에 대해 칭찬하고 북돋아주고 싶다. 그리고 앞으로의 삶은, 지금까지의 인생 레시피들이 쌓이고 쌓이는 과정 중에 있으니, 끝은 더욱더 찬란하고 아름다울 거라고 믿고 현재를 살아가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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