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의 존중과 다양한 경험의 중요성
열두 발자국 – 정재승
뇌 과학자 정재승박사님의 책, ‘열두 발자국’을 읽으면서 이 책은 ‘과학자의 입장에서 적어낸 심리학 책’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 발자국마다 우리가 살면서 지켜 나갔으면 싶은 길잡이가 될만한 주옥같은 말씀들을 나열해 주셨는데, 이는 과학적 근거가 확실한 뇌 과학자의 말씀이기 때문에 더욱더 신뢰감과 공감이 가는 것도 무시 못할 사실이다. 그 덕분에 이 책 ‘열두 발자국’을 읽고 나는 지금껏 살아오면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본질 두 가지를 되짚어보게 되었다.
살면서 생각했던 신념, 그리고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많이 생각하는 바가 있으니, 그 첫 번째는 ‘다양성의 존중’이었다.
늘 아이에게도 심어주려고 했던 생각은, 나와 다른 생각을 말하고 그 생각을 믿으라고 강요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아이가 해야 할 행동과 태도였다.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는 타인을 과감히 무시하거나 의견이 잘못되었으니 이상하다 생각하고 힐난하고 말과 글로 공격하는 행동을 하고 싶어 진다면, 이 ‘다양성의 존중’을 떠올리라는 것이었다.
세상은 정말 넓고,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으며, 그 사람들은 국적, 인종, 문화, 생활환경 등이 다 다르고 다양한 환경에 영향을 받고 살아왔다. 그러므로 그들은 나와 다른 의견을 얼마든지 낼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나와 대립된 의견을 내는 사람도 “그럴 수 있지.” 이 한마디를 가슴에 새기면서 이해하려고,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이 각박한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있어 필요하다.
다양성을 존중하고 자기 객관화를 잘할 수 있는 사람은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타인을 이해하고 의논해 가며 의견의 간극을 좁혀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사회 구조상 정확한 정답을 요구하는 입시위주의 경쟁이 심화된 학창 시절을 보낸 우리 아이들은 나와 다른 사람의 의견을 포용하고 들어보려 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다소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게다가 사회는 점점 개인주의적이고 폐쇄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로 인해 생각보다 유연성이 부족한 사람들이 많아지게 되었고 점점 손해보지 않겠다는, 남을 밟아서라도 나는 성장해 가겠다는 이기적인 사고도 팽배한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람으로 성장하려면, 새로운 환경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수용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려면 다양한 경험이 중요해지는데, 내가 살면서 아이를 키우면서 중요하다 생각하는 것 중 두 번째는 바로 ‘다양한 경험의 축적’이다. 성장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실패의 과정을 두려워하지 않는 ‘성장 마인드 셋’을 가진 사람으로 자라도록 길잡이를 만들어주려 노력한다.
P85 어렸을 때부터 많은 분야에 도전해 보고 실패하더라도 꾸준히 성장하는 경험을 하면, 성인이 되어서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됩니다.
아이에게 다양한 경험을 시켜주고 도전해 보고 실패하더라도 꾸준히 성장하는 경험을 하게 해 준다면, 성인이 되어 인생에서 더 격한 풍파를 만난다 하더라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찾고, 당황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행여 실패를 경험했다 하더라도, 누군가가 따뜻하게 격려해 주고 기쁨을 진하게 공유해 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으면 좋겠다. 누군가의 관심과 사랑, 격려는 한 사람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이 있는데, 이는 가족이 될 수 도 있고, 친구, 이웃, 멘토 누구나 될 수 있다. 다만 그런 많은 사람들이 과연 살기 바빠 누군가에 대한 작은 관심을 놓쳐버릴 수도 있다는 점인데, 그래서 가급적이면 사람들이 타인에게 친절했으면 싶다.
자꾸 칭찬을 갈구하는 아이에게 귀찮다고 적당히 사무적인 태도로 말했던 적은 없는지, 혹은 누군가의 말에 상처를 받고 반대로 상처를 주고 마음 아팠던 적은 없는지, 반성하게 된다. 하지만 타인이 나를 얼마나 인정해 주느냐에 대해 너무 신경 쓰고 몰입하지 말아야 할 것이, 중요한 것은 ‘내가 그 일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이렇게 열심히 경험을 쌓고 있는 본질은 무엇인지? 나는 무엇에 가치를 두고 이 경험을 해나가고 있는 것인지? 등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살다 보면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때로는 본질을 잊은 채 타인에게 끌려 다니거나 그로 인해 마음이 힘들어지고 점점 갈피를 못 잡아 방황할 때가 있다. 타인에게 잘 보이고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다는 마음을 좀 내려놓고 소신껏 내 갈 길을 가는 정신이 필요하다. 새로운 힘든 경험이라도 마음먹고 꾸준히 해나가면 할 수 있게 되고, 하고 있다 보면 그 끝은 또 있기 마련이다. 우리가 처한 환경들은 지속적으로 순환하고 있는데, 고민, 결정하는 시간을 줄이고 시행착오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대해 유연성 있게 사고하고 행동한다면 더 나은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타인으로부터의 인정도 중요하겠지만 잠시 내려놓고 바로 ‘나 ‘자신에 집중하도록 하는 것. 자신감을 갖고 나를 이해하고 드러내는 것. 타인에게 나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 싶다면 타인의 의견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이해하려는, 즉, 다양성을 존중할 줄 아는 삶의 태도가 필요하다 싶다.
망설이지 말고 해 보는 거다. 실행을 통해 경험을 쌓고, 성공과 실패를 다양하게 맛본 사람들은 모두 경험치가 차곡차곡 쌓여 인생을 살며 크고 작은 의사결정에 있어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갖게 되지 않을까. 앞으로의 삶의 태도와 본질, 내가 살면서 가치를 두는 것에 대해 다시금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