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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비 Nov 13. 2024

책보고가게 서점 나들이

양평집구경

 딸들과 모처럼 가을바람을 맞으러 양평엘 갔다. 도시에 빡빡한 사각형건물이 양갈래한강물줄기로 구분이 되듯 내 생활권도 이젠 양평집, 그리고 용산집 이 나를 황혼으로 더욱 데려가줄 것이다. 앞으로 살고 싶은 집은 울도 담도 없는 고즈넉한 집이 될 것이다. 유유자적하게 삶을 살 것 같다. 글도 쓰고, 책도 더 열심히 읽으며 나에게 몰입하는 삶,

아! 생각만 해도 가슴이 콩콩거리고 훈훈해진다.

  좁은 계단을 내려가 빙 돌아 허름한 창고 겸 앉은뱅이책상이 나를 반겼다. 내 공간이라야 엉덩이만 걸치고 뜨개질마무리만 대충 해둔 스웨터방석이 정겹다. 아무 때고 부르면 달려가야 했던 생계형 주방 곁이었다. 학창 시절엔 동생과 함께 회색 줄무늬를 받침 한 방석싸움도 서로 아웅다웅 치며 욕심쟁이 동생에게 언제나 양보를 했다. “전기불 꺼라. 정해진 밤 9시면 꺼야 했다. 함께 엉겨 붙어 내 자리의 개념은 없었다. 식구라는 공동체 구성원들 안에 이젠 나의 위치와 나의 자리는 인격의 대접을 말한다. 넓게는 이 세상에서, 좁게는 나의 양평집에서…

 혼자의 고독을, 혼자의 시간을 맘껏 사랑할 것이다. 내 삶을 온전하게 사유하고 싶다.

  용산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강현욱 작가님,, 께서 글로 알려준 <책 보고 가게>엘 들렀다. 은은한 황금빛조명은 가을을 닮아있었다. 입구에 적힌 “나의 삶이 닿아 너의 삶이 되는 책보고가게” 음 편안했다. 책으로, 그림으로, 만만으로 새로운 꿈을 발견할 것만 같았다. 마음이 따스해져 책 3권을 사들고 들과 책수다를 오랜만에 떨었다. 계단을 내려와 하늘을 바라보니 파란 하늘엔 구름 한 점도 없었다. 내 마음도 함께 파랗게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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