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화장실을 만난 날 배운 감정, 이타심
[오늘의 감정: 이타심] 아름다운 화장실을 만난 날 배운 감정, 이타심
일년에 몇 번은 걷곤하는 길.
올해는 무슨 이유에서 였을까
작년에 들르고 처음으로 걸음을 가져간다.
야외활동을 할 때면 자연이 참 좋기도 하지만,
한가지, 공용 화장실의 사용이 참 불편하다.
인간의 본능을 해결하는 곳이기에
아주 짧은 시간 이용하는 곳이지만,
어떤 곳이냐에 따라
기분에 참 많은 영향을 준다.
그곳에 들를 때면 언제나 이용하게 되는 화장실.
작은 화장실이지만,
관광객들로 이용객이 언제나 넘쳐나는
지저분하고, 불편한 것이
의례 당연했던 것이라는 생각으로 별 기대 없이,
아니 잠깐만 참으면 된다는 마음을 먹으면서까지
화장실로 발걸음을 옮기다
"세상에"
나도 모르게 나오는 감탄사를 내뱉으며
발걸음을 멈추었다.
오래간만에 간 그 화장실은
관리하시는 분이 바뀐게 분명하다는 것을
증명하며
외관부터 다른 모습을 뽐내고 있었다.
화장실 앞은
작은 돌담을 쌓아 화단처럼 만들어
작은 정원이 되어있었고,
그 작은 정원은 제주에서 자주 보는
그러나 이렇게 한꺼번에 보기는 쉽지 않은
예쁘고 화려한 꽃들로 한가득 채워져 있었다.
작은 정원이었지만,
가꾸신 그 분의 정성과 마음이 너무도 아름다워
마음에는 더없이 크고 깊은 정원으로 담긴다.
그렇게 한참을 넋을 놓고 꽃을 보며
감상에 젖어있다가 한참만에
내가 그 곳을 찾은 이유를 깨달았다.
그리고
화장실로 들어서는 순간...
신발을 신고 들어서도 될까 싶을 정도로 깨끗한
화장실에 또 한번 깜짝 놀랐다.
볼일을 보고 나와, 세면대에 손을 씻으며,
먼지하나 없이 깨끗하게 닦인
벽 틀, 창문 틀을 보며
놀라고 놀라기를 수없이 이어간다.
'어떻게... 어떻게...
어떤 마음으로 이렇게까지 할 수 있지?'
그렇게 감동과 물음표 투성이의 마음으로
손을 씻고 있을 때,
밖에서 들리는 청소소리.
얼른 손을 닦고 나가야 했다.
어떤 분인지 너무나 궁금했기에...
그러게 밖으로 나가며 눈에 들어온
깨끗하게 닦여있는 신발이 닿는 문틀사이를
보며
화장실을 나서는 마지막걸음까지 감동으로 채워진다.
그리고 밖에서 청소중이신 그 분께
나도모르게 말을 건넨다.
"어쩜, 화장실이 이렇게도 예쁘고 깨끗할까요.
정말 감사합니다."
갑작스런 나의 말에 당황하시는 듯하여
혹여나 불편하실까 마주친 눈을 바라보며
고개숙여 깊은 인사를 드리고 자리를 떠났다.
그리고 저만치서 기다리고 있는 남편을 보자마자,
"오빠, 저 분, 너무 존경스러워.
어떤 마음이면,
이렇게 공공 화장실을 집화장실보다 깨끗하게
관리하고 계실까?"
솔직히 말하면, 내 감사의 인사에 당황하시는 모습만 아니었다면,
그 분과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감사하다 인사를 건네는 뒷 말에
조금이라도 반가운 기색이셨다면
그 감사의 말 뒤에
꼭 묻고 싶은 말이었다.
"어떤 마음으로
이렇게 정성스레 이 곳을 가꾸고 계신가요?"
이타심(남을 위하거나 이롭게 하는 마음).
이날 만난 아름다운 화장실을 통해
나는 이타심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다.
그 분은 어떤 마음으로 그렇게 할 수 있는걸까?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건,
내 일을 묵묵히 해 나간다는 건,
나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이행한다는 건,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한다는 건,
지금 내 모습 그대로 살아간다는 건....
결코 별거 아닌 게 아님을,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나의 존재 가치가 있다는 것을,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우리는 서로에게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한 사람의 모습을 통해 배우고 깨달아간다.
아름다운 화장실을 만난 그 날,
그 분이 베풀고 계시는 이타심에 감동하고,
그 분이 보여주시는 이타심을
마음 깊이 새기고 배운 감사한 그 날,
나는 이타심을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