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감정: 책임감] 아이들의 대나무 숲을 꿈꾸며

by 세실리아




언제부터 인가
글을 쓰고 하루를 시작하는 날의 나와
글을 쓰지 못하고 하루를 시작하는 날의 나는
참 많이 다름을 깨달아간다.

그런 나의 모습을 알아차리며
내가 글쓰기를 해야 하는 이유 또한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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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글쓰기를 하는 이유는?
: ‘나’로 살기 위해.
‘오늘’을 살기 위해
그리고 자유롭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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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글 쓰는 게 왜 좋아?”

일기 쓰는 아이 곁에서

글을 쓰고 있을 때, 아이가 묻는다.

“그냥 좋아.
엄마는 글을 쓰고 있으면 무아지경에 빠져.
글을 마구 쓰고 나면 후련하고 편안해져.
그렇게 편안해지면서

비로소 내 마음을 알게 되는 거 같아. ”

잘하고 싶고 완벽하고 싶다는 강박이 있던 나.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글쓰기에 있어서는
날 것을 그대로 드러내는 데 거리낌이 없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처음 글 친구들을 만나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땐,
내 글에 대한 의식보다는
내 글을 바라볼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더 의식했었다.
역시나 잘 써야 한다는 생각, 부족하다는 생각에
글을 써 나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도 포기 하지 않고 꾸준할 수 있었던 건,
글 친구들과 함께 였기에.
글이 부족해도, 길어도, 짧아도
함께 쓰고 읽어가는

글 친구들과 함께이기에 가능했다.

그리고 그렇게 글 친구들과 함께하며
결정적으로 깨달았던 점 한 가지.

‘세상은 생각보다 나에게 관심이 없다’. 는 것.

이 진리를 알게 된 다음부터 더욱
글을 쓰고 있는 내 자신에게,
쓰고 있는 글 속의 내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었다.

‘그냥 쓰면 된다’ 는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것.
이것이 글을 쓰기 위해 필요한 안전지대 이다.

아이들과 함께할

그림책글쓰기 모임을 준비 중인 요즘.
가장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게 되는 부분이다.

‘아이들의 글쓰기 안전지대를 마련해주자.’

글은 짓는 것이 아니라, 삶을 쓰는 것이라고 한다.
안전지대에 있을 때,
비로소 나의 삶을 쓸 수 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아이들이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쓰고 싶은 데로 써 나갈 수 있도록
안전지대를 마련해주는 어른이 되고 싶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를 마음껏 외칠 수 있는
아이들의 대나무 숲이 되어주고 싶다.
그림책 '<점>:피터 레이놀즈'의 선생님처럼.

#세심정 #마음서당 #글쓰기 #제주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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