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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셋째 이야기

한국 신기록 세운 셋째이야기입니다.

한국에서 예체능을 시킨 K-엄마다하면 주변에서 나를 이렇게 봤다.

"남편이 의사야 뭐야" "저 여자가 음악 전공했나보다" "시댁이 잘 사나" 셋 중 하나는 맞아야 한국에서 둘은 음악시키고 하나는 체육시키는게 말이 되는, 그런 환경이 대한민국인지 하여튼 사람들이 우리 애들이

큰 애는 바이올린 전공했고 둘째는 클라리넷 전공했어요. 셋째는 체고 나와서 시청 소속 선수입니다, 라고 말을 하면 "아이구, 돈 많이 들었겠어요"가 자연스럽게 나오는 인삿말이었고 안 들었다고는 할 수 없을 만큼 돈이 들었고 더했다가는 나랑 남편은 껍데기만 남겠다 싶을 때 아이들의 입시는 끝났다. 


연년생이라서 키우는게 애를 먹었던 둘째와 셋째가 같은 해 대학에 들어갔고 재수와 현역이라는 입시의 높은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내 나이는 만으로 쉰, 50이었다.


"청춘으을 도올려다오" 에 대한 딜로 남편과 얻어낸 식탁협상은 "나의 교토 1년 유학"으로 결정되었고

(사실은 나의 일방적인 통보였다.)

나: "당신도 힘들었겠지만 그동안 나 너무 힘들었어. 일 년만 혼자서 일본에서 공부하면서 살게 해주라"

남편: "그래. 당신이 그렇게 하고 싶으면 해 봐"


진짜, 그거라도 나에게 주지 않으면 입시에 바치고 길바닥에 뿌린 시간과 눈물들이 유리처럼 내 가슴에 박힐 것 같아서 진심으로 남편에게 말했고 남편은 받아들였다. 

남편은 그때 많은 생각을 했다고 한다. 지금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내가 죽을 때 후회하겠구나.

그 때 해줄껄... 하고 말이다. 

그래도 한숨은 한 번 쉬었던 것 같다. 남편의 깊은 한 숨을, 나는 이젠 살 것 같다는 날숨을 쉬고 2018년 4월 2일 교토로 날아가서 자유로운 영혼으로 1년동안 나경상 또는 고상으로 살 수 있었다.


아이들의 입시 지옥을 지나오면서 티스토리 "나경아줌마"는 나경아줌마 (tistory.com)는 저절로 써진 글이다. 어디에라도 내가 이렇게 스트레스받고 있어요. 힘들어요. 라고 털어놓을 일기장이 필요해서 나온 나의 해방일지였고 학생 때는 없던 지구력이 아줌마가 되고 생겼는지 글은 꽤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쓰고 있다.


교토에 다녀 온 일년동안의 생활이 바탕이 되어서 브런치에서는 나경오바짱교토유학이야기의 브런치스토리 (brunch.co.kr)를 꾸준히 쓰고 있으니 몰랐던 나의 재능 "지구력"이 있는 아줌마였다.


아이들이 나를 닮았나보다. 음악이든 체육이든 지구력이 없으면 하기가 힘든 과목들이다.

시켜보니 우리 부부도 고생했지만 사실 당사자의 힘듬이 가장 컸다. 음악은 하늘이 내려준 재능이 아니면 살리에르만큼의 재능을 가진 아이들은 우리나라에 너무 많았고 그렇게 공부를 해도 입시부터 취업까지 밀고 나가기에는 우리나라 음악의 대학문과 취업처가 한없이 시장이 작았다. 체육은 체육대로 몸이 고생이었고 세 아이 모두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그래도 옆에서 보니 체육만큼 고된 생활은 없었다. 체육중학교 2학년 때부터 기숙사 생활을 했던 셋째는 기숙사에서 세탁기 돌리는 것도 선배들보다 먼저 하면 안되었고 건조대에 빨래를 너는 것도 각잡아 너는 게 습관이 될 만큼 몸도 힘들었고 마음도 힘든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다. 


집에서는 아직도 혀가 반으로 접혀져서 어린냥을 하는 스물 여섯살이지만 중학교 때부터 훈련소 입소한 것 처럼 기숙사 생활을 했으니 그것부터 음악보다는 체육이 더 힘들다는 게 내 생각이다. 

"니들은 울면서 클라리넷 불고 바이올린 켜지는 않잖아. 하지만 수민이는 울면서 뛴다잖아. 너무 힘들어서"

진짜다. 셋째는 뛸 때 몸이 너무 힘들어서 울면서 뛸 때도 있었다.


그래도 그만 두겠다고 한 적 없이 버티더니 이번에 전국체육대회 대표 선수로 경기도 대표로 출전한 셋째는 남녀 혼성 1600 계주에서 한국신기록을 세웠다. 물론 혼자 한 게 아니라 팀이 이뤄낸 팀플의 결과물이지만 우리 집안에서 한국신기록이 웬 말입니까. 싶습니다.



전국쳬육대회는 끝났고 한국신기록은 남았습니다. 멋진 유선수!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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